미·중 ‘화웨이 압박’에 국내 IT업계 “새우등 터질 판”
미·중 ‘화웨이 압박’에 국내 IT업계 “새우등 터질 판”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9.06.0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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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화웨이 장비로 5G망 구축...가장 큰 타격 입을 수도

[서울이코노니뉴스 김준희 기자] 화웨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압박에 이동통신사들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중이 서로 “내 편에 서라”며 샌드위치 압력을 가하는 통에 자칫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5일 국내 IT업체를 초청해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화웨이)를 선택하면 장기적인 리스크와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의 ‘반 화웨이 동맹’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화웨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리스 대사의 요청은 이에 대한 강력한 맞대응의 성격이 짙다. 

일본과 영국 등은 이미 반 화웨이 전선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중국 의존도가 워낙 큰 경제 현실을 고려할 때 대놓고 미국 편에 서기가 쉽지 않다. 한국이 지난해 화웨이로부터 구입한 장비는 5000억원에 불과한 반면, 화웨이가 한국 기업들에 사 간 부품은 106억5000만 달러(약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압박에 가장 고민이 큰 업체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국내에 구축된 5G망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 북부, 강원 지역에서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다. LTE 때부터 화웨이 장비를 써왔던 지역들로 호환성 문제로 5G망도 화웨이 장비를 깔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서울 주한미군 지역에서만 예외적으로 유선과 무선 모두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면 최악의 경우 5G망의 화웨이 장비를 모두 교체하는 지경에 몰릴 수도 있다. 이 경우 당장 통신서비스를 중단해야 할 뿐 아니라 막대한 금액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이런 이유 탓에 LG유플러스 주가는 지난 1월4일 1만8700원에서 지난 5일 1만4400원을 기록했다. 5개월 사이에 20% 이상 떨어진 것이다. 

LG유플러스는 그러나 “현재로선 특별한 입장이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만약 한국이 미국 요구대로 거래를 중단하면 LG유플러스 뿐 아니라 중국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나아가 한국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화웨이 제재로 가장 반사이익을 볼 곳으로 꼽히는 삼성전자도 내심 고민이 크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사들이는 글로벌 고객 5위 안에 화웨이가 들어간다. 스마트폰에서는 이익을 볼 수 있을지 몰라도 반도체 분야에서는 반대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강대국 사이에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목소리도 못 내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16년 사드 악몽을 떠올려 보면 결코 기우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롯데마트가 중국 시장에서 아예 철수하는 등 대중 수출은 7%, 중국 관광객은 60%가 줄어 피해액이 16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의 대 중국 소재부품 수출액은 이보다 훨씬 큰 120조원이라 만약 중국이 소재부품에 보복을 가하면 국내 IT산업이 받을 타격은 재앙에 가깝다. 


중국은 지난달 24일 IT 인프라 사업자가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때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지 사전에 심사할 수 있는 ‘인터넷안전심사방법’을 공개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특정 국가나 기업을 지목한 건 아니지만 중국이 미국 제재 요구에 동참하는 IT기업에 보복하는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반화웨이 전선이 갑자기 닥친 천재지변이 아닌 만큼 한·미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미국 측에 한국 기업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시켜 샌드위치 압박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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