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CJ그룹이 총수 일가 지배력 확보에 유리한 방향으로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네트웍스)의 정보기술(IT) 부문을 분할·인수했다는 지적이 참여연대에서도 제기됐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도 합병·분할 등 비율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7일 논평을 발표, CJ의 주식교환 및 신형우선주 발행 문제에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먼저 네트웍스 분할 과정에서 수익성이 높은 올리브영보다 IT부문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고 짚었다.
참여연대는 총수 일가 입맛에 맞는 자사주 활용을 제한하는 법적 규제가 미비한 점을 활용해, 이선호 부장 등이 그룹 지배력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도 밝혔다.
㈜CJ가 네트웍스와 주식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신주 발행 대신 자사주가 활용됨으로써 의결권이 제한된 자사주가 이선호 부장 등에게 넘겨져 의결권이 ‘부활’하게 된 것은, 이른바 편법적인 ‘자사주의 마법’의 또 다른 사례에 해당한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지적이다.
2018년 올리브영 영업이익이 757억여원(연결기준)으로, IT부문 431억여원(올리브영 거래 제외시 68억여원)의 1.75배인데도 0.55(올리브영):0.45(아이티) 비율로 분할됐다. 이선호 부장이 지분을 가진 IT 부문에 유리한 분할 비율이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CJ그룹은, 2014년 합병한 올리브영 부문과 IT 부문을 다시 인적분할하고, IT 부문을 지주회사인 ㈜CJ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CJ 자사주와 IT 부문 주식교환 비율은 1:0.5444487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네트웍스 지분 17.97%도 ㈜씨제이 지분 2.8%로 전환됐다.
지난해 말 ㈜CJ가 신형우선주를 배당한 것도 총수 일가의 자금줄 마련을 위한 밑작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CJ는 지난해 12월 모든 주식에 대해 1주당 우선주 0.15주를 배당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4월 발행했다. 이 우선주는 액면기준으로 연 2% 우선 배당하고, 10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된다. 통상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싸게 거래되기 때문에 이선호 부장 등이 저렴하게 ㈜CJ 지분을 매입할 수 있고, 보통주 전환으로 의결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