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해외 현지 여행사에 지상비 상습 체불 ‘갑질’
하나투어, 해외 현지 여행사에 지상비 상습 체불 ‘갑질’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9.06.1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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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급 내역 ‘이중장부’로 관리, 탈세 의혹도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국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가 계약관계에 있는 해외 현지 여행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지상비’(숙박비, 입장료, 식비 등 현지여행 경비)를 상습적으로 체불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분기별 전체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하면 ‘지상비’ 가운데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계속 미지급 상태로 남겨두었다가 금액이 쌓이면 깎아달라는 요구까지 해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갑질’ 때문에 영세한 규모의 현지 여행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지는 등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 유람선 참사 이후 해외 패키지 관광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어서 파장이 크다.

하나투어는 이러한 사실을 숨기려고 공식회계 자료 외에 미지급금 내역을 기록한 별도의 장부를 따로 관리해왔고, 이런 식의 ‘이중장부’를 통해 탈세를 한 의혹이 있다는 내부 폭로도 나왔다. 

이를 폭로한 내부 직원은 이러한 일들이 실무 직원 차원에서 저질러진 것이 아니고 경영진의 실적 압박 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SBS-TV는 10일 저녁과 11일 아침 뉴스를 통해 홍콩의 현지 여행사 방 모 사장이 당한 사례와 내부 직원의 폭로 및 관련 서류 등을 근거로 하나투어의 이러한 행태가  고질적이고 상습적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의 현지 여행사는 2010년부터 하나투어와 계약을 맺고 여행객을 받았다. 하나투어가 여행객을 모집해 홍콩으로 보내면 사장 방 씨는 프로그램에 맞춰 여행을 시켜주는 방식이었다.

하나투어는 그 대가로 지상비를 지급해야 했지만, 방 씨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7억원이 넘는 지상비를 받지 못했고, 미수금이 계속 누적되는 상황에서 하나투어는 지상비를 깎아달라는 요구를 해왔다는 것이다. 

방 씨는 이를 거절했고, 이에 하나투어는 여행객 수를 계속 줄이더니 급기야 지난해 말에는 협력사 계약을 해지했다는 것이 방 씨의 주장이다. 

방 씨는 하나투어를 제소한 상태다.

하나투어의 이러한 행태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저질러지고 있다고 SBS는 내부 직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하나투어는 동남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수 백건의 지상비를 미지급했고, 그 내역을 기록한 장부를 별도로 관리해 왔다. 

이 사실을 폭로한 직원들은 “하나투어 내부에서는 부르기 쉽게 이중장부를 정리한다고 얘기해 왔고, 장부를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세무조사에서도 전체 규모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상비 미지급 내역을 기록한 하나투어의 비밀장부/SBS제공

직원들은 “국세청 조사4국에서 세무조사를 나왔을 때 (윗선에서) 말 맞추고, 없다고 해라. 불필요한 이런 자료들은 날려라 그랬다”고 전하고 “결국 별도 장부는 찾아내지 못한 것 같았고, 다른 건을 갖고 추징했다. 하나투어로서는 싸게 막았다”고 말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매년 12월이면 이듬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하나투어는 목표치를 '올해 매출 성장액의 OO% 달성'으로 설정하고, 목표치에 비해 실적이 좋지 않으면 현지 여행사에 지상비의 일부만 지급해 왔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현지 여행사가) 숨이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송금했다”면서 “정말 막 죽기 전까지인데도 일단 이걸로 버텨보라는 식의 양아치 짓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는 “지상비 미지급 행위가 일부 잘못된 것이었고, 회사가 관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부당하거나 위법한 이익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홍콩 현지 여행사 건에 대해서는  "해당 여행사의 지상비가 다른 홍콩 현지 여행사들에 비해 높아 수차례 인하를 요청했으나 시정되지 않아 일부 조정한 사실이 있다"고 일부 의혹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여행사는 지급받지 못한 지상비가 7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지만, 조사 결과 미지급된 지상비는 2억7000만원 가량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회사 차원의 이중장부는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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