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기자]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2주일째를 맞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질이 좋아졌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민원은 다시 늘어나고 있으며 대체급식을 실시하던 중학교에서 식중독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12일 인천 서구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너나들이 검단·검암맘' 등에 따르면 지역 아파트에서 방류나 물탱크 청소를 한 뒤에도 수도꼭지에 설치한 하얀색 필터가 금세 까맣거나 붉게 변했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필터에서 이물질이나 벌레가 발견됐다는 글도 게시됐다.
관련 민원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인천 서구와 중구 영종도 지역 적수 관련 민원은 지난 8일 하루 552건, 9일 199건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10일 1664건, 11일 1586건으로 증가했다.
전상덕 검단주민총연합회 부회장은 "수질이 개선되는가 싶었으나 10일부터 검암 지역을 중심으로 수질이 크게 나빠졌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특히 정부 차원의 원인 조사나 수질 검사 결과 발표 등이 늦어지자 불안감을 호소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정부 합동 조사반은 지난 7일부터 적수 발생 원인 등에 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결과 발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일단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압이 높아지면서 관로에 있던 침전물이 밀려나 적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주민들의 피해 사례나 민원이 계속 늘어나면서 조사 결과를 조기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석훈 환경부 물이용기획과 과장은 12일 "현재 원인 조사 결과 발표는 6월 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주민 불안감 등을 고려해 이를 앞당기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대체 급식을 실시하던 인천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과 교사가 집단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께 인천 서구의 모 중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13명이 설사와 구토 등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여서 병원치료를 받았다. 신고를 받은 인천시교육청 등 관계당국은 사고 발생 후 인체검체, 보존식, 환경검체 등 총 22건에 대해 검체를 채취해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또 11일부터 21일까지 이 학교 대체급식을 중단하도록 하고, 해당기간까지 단축수업을 병행하도록 조치했다.
조사 결과 해당 학교는 인천 붉은 수돗물 피해 학교 중 한 곳으로 서구의 모 업체로부터 음식을 납품받아 대체급식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전날 중식으로 구운계란, 딸기우유, 치즈케이크, 주스, 초코파이, 롤케이크 등을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붉은 수돗물' 피해를 받고 있는 인천 지역 학교는 서구 지역 108개교·영종 지역 25개교 등 총 133곳으로 확인됐다. 66개교는 급식을 중단하고 빵과 우유, 개인도시락 등으로 대체 급식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