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7월 가정용 전기요금 인하 차질 빚을 듯..."이래저래 서민만 동네북”
[초점] 7월 가정용 전기요금 인하 차질 빚을 듯..."이래저래 서민만 동네북”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06.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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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이사회, 여름철 누진제 완화 '보류'…전기요금 공급 약관 개정 의결 보류
21일 서울 서초구 한전 아트센터에서 한전 이사들이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을 다룰 이사회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21일 서울 서초구 한전 아트센터에서 한전 이사들이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을 다룰 이사회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기자] 정부가 여름철에만 한시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을 할인해 주기로 한 누진제 개편안에 제동이 걸렸다. 전기요금 개편안이 한전 이사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당초 다음 달부터 누진제를 완화해 시행하려던 정부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따라 여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전체 전력사용의 14% 수준에 불과한데 한전의 경영악화에 대한 부담을 일반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민관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가 권고한 전기요금 개편 최종권고안을 심의했으나 약관 반영을 보류시켰다.

이날 이사회에는 김종갑 한전 사장과 이정희 한전 상임감사위원 등 상임이사 7명이 참석했다. 또 이사회 의장인 김태유 서울대 공대 명예교수를 포함한 비상임이사 8명도 전원 참석했다.

이날 이사회가 끝난 뒤 김태유 의장은 "이사회 결과는 전기요금 누진제 관련 기본 공급약관 개편은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의결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른 시일내에 이사회를 열어 추가로 논의하겠다"며 "그때까지 (논의결과) 발표하지 않기로 해 많은 말을 드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누진제TF는 3가지 개편안 가운데 여름철에만 누진 구간을 확대해서 한시적으로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최종 권고안으로 제시했다. 이 안건을 두고 이사회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주주들은 이번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정책에 따른 부담을 기업에 떠넘기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누진제 TF는 누진구간 확장을 통해 혜택을 받는 가구가 1629만 가구(2018년 사용량 기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할인액은 월 1만142원씩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부담해야 할 추가비용은 총 2847억원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 할인액이 커지면서 한전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전은 지난해 1조1745억원 순손실을 내면서 6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 누진제 완화 보류에 비판 봇물 "왜 국민에 부담 떠넘기나"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좋지 않다. 산업용 전기료를 인상하는 등의 방안은 고려하지 않은 채 여름철 전력피크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을 국민에게만 전가한다는 판단에서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전기 사용량 중 가정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3.9%에 불과한 반면 산업용 비중은 55.7%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들 대부분이 주택용과 산업용의 비중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산업용으로 크게 기울어진 형국이다.

정부가 누진제를 손보려던 이유도 이 같은 불균형을 해결해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목적에서였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남녀 30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행 누진제에 대해 불만족한다는 응답이 72.4%에 이를 정도로 불만이 높다.

이런 가운데 한전 이사회가 누진제 개편에 제동을 걸면서 앞으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관련 기사 댓글 등에는 한전 경영진과 이사회를 비판하는 수천여개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네티즌들은 한전은 경영적자에도 성과급 잔치를 열면서 누진제 완화는 왜 안하나”, “성과급만 줄여도 누진제 완화에 따른 부담을 감내할 수 있을 것”, “전체 전기사용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료를 올리면 된다”, “상인들은 여름철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문을 확짝 열어놓은 채 장사를 하는데 국민은 마음편히 에어컨도 켜지 말라는 이야기냐”, “산업용 전기는 싸게주고 손실은 가정용에서 매우고, 이래저래 서민만 동네북등의 격앙된 댓글을 쏟아냈다.

한편 한전은 조만간 다시 이사회를 열어 누진제 개선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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