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윤석금,석달만에 코웨이 결국 포기…"예고된 수순"
[초점] 윤석금,석달만에 코웨이 결국 포기…"예고된 수순"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06.27 11:43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양광사업 법정관리로 지주사·계열사 신용등급 하락… 웅진 "재무리스크 선제 대응위해 매각 결정"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석달만에 코웨이를 다시 시장에 내놓았다.지주사와 주력 계열사가 신용등급이 하락하자 재매각을 택했다. 인수 이전부터 지적된 자금조달 문제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왔다.코웨이 인수는 결국 윤 회장의 무리한 시도가 빚은 '승자의 저주'라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최근 한국투자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웨이 지분 25.08%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외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인수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웅진 측은 1년 내로 매각을 완료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코웨이 인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스틱인베스트먼트도 이번 매각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은 "재무 리스크의 선제대응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웅진"1년내  매각 완료"... 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도 매각 추진

웅진이 코웨이를 재매각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룹의 신용등급이 하락하자 자금 압박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며 자금조달이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한영회계법인은 웅진에너지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을 ‘의견거절’로 냈다. 이후 회사채를 갚지 못하면서 회사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신용평가회사들은 웅진에너지의 부실 전이 가능성과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의 신용도 하락 이유로 웅진그룹 신용등급을 ‘BBB-’로 내렸다.

이에 따라 재무 리스크로 그룹의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웅진코웨이 매각을 통해 부채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에 이어 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도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금의 추가 확보로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경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 2013년 코웨이를 팔았던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약 2000억원가량의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25.08%의 지분을 확보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어렵게 인수한 웅진코웨이를 다시 매각하게 돼 송구하다"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웅진그룹과 웅진코웨이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6년만에 코웨이를 인수해 회사를 되찾았다는 기쁨을 누리기도 전 3개월만에 다시 시장에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재매각 결정이 예고된 수순이라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를 무리한 결정으로 내다봤다.

웅진그룹은 보유 자금이 별로 없어서 대부분 자금을 금융권에서 빌려야 했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다시 사는데 2조원 가량을 썼다. 이 가운데 1조6000억원을 빚으로 조달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을 주체로 내세워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인수금융을 충당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장기차입금 형태로 1조1000억원을 빌려줬고 나머지 5000억원은 웅진씽크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를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하는 구조였다. 다만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자금을 모집하기 전 한국투자증권이 인수금융과 CB투자 금액을 총액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었고 사실상 한국투자증권이 인수금융 대출과 CB를 모두 떠안는 구조가 됐다.

결국 코웨이를 인수하기 위해 벌인 무리한 차입은 부메랑 돼 돌아왔다.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만 500억원이 넘었다. 신용등급 하락이 금융 조달 비용 확대로 이어지면서 당장 오는 8월 예정된 1300억원의 차입금 만기도래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코웨이 인수로 연 500억 이자 부담... LG· 롯데· CJ 등 대기업 인수 눈독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재매각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계열사 부실이 자리잡고 있다.

태양광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올 3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어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이 지난달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다고 판정을 내리면서 웅진에너지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 여파로 그룹 지주회사인 ㈜웅진의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등급인 'BBB-'로 떨어졌다.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 몰리게 됐다. 여기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룹 자금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면 웅진그룹은 자금난을 해결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웅진코웨이를 팔아 1조6000억원 이상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웅진코웨이가 다시 시장에 나오면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웅진그룹 재무 사정상 회사가 매물로 나왔지만 웅진코웨이는 여전히 뛰어난 현금 창출력을 갖고 있다.

LG· 롯데· CJ 등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외 PEF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다.  2012년 웅진코웨이가 처음으로 매물로 나왔을 때도 대기업과 PEF, 중국 등 외국계 기업까지 인수를 타진했다. 웅진그룹이 그룹 재무 사정 악화로 코웨이 재매각 작업에 나섰지만 기업 가치는 6년 전보다 더욱 높아진 상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