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들의 비극적인 운명과 마사회의 책임
경주마들의 비극적인 운명과 마사회의 책임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06.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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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타(PETA), 경주마 때리고 도살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제주축협-작업자들 고발
 

 [서울이코노미뉴스 박은경 기자] 벤허 영화 속의 네마리 백마가 이끄는 쥬다 벤허(찰톤 헤스톤 분)의 전차는 메살라 역의 스티븐 보이드가 이끄는 검은 말 4마리의 날카로운 톱날 바퀴가 달린 희랍전차의 공격을 받았다. 메살라 그는 쥬다 벤허의 전차를 앞지르는 것보다 자기의 전차를 이용하여 쥬다 벤허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공격한 것이었다.

벤허가 몰고 경주하는 전차 옆으로 바짝 다가가서 시종일관 채찍질을 가했다. 그는 결국 다른 전차와의 충돌로 수많은 발말굽에 밟혀 인과응보의 처참한 최후를 맞는다. 다른 주자들이 경주마를 다룰 때 채찍을 쓰는 것과는 달리 쥬다 벤허는 4마리의 말을 고삐로 다뤘다. 이는 말의 능력에 대한 인간의 신뢰를 담은 결과였다.

최근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에서는 앞서 10개월에 걸쳐 제주축협 도축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페타와 생명체학대방지포럼은 앞서 지난 달 경주마를 때리고 도살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제주축협과 작업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트럭에 실려 온 경주마들이 도축장에서 구타와 학대를 당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겁에 질린 말들은 좁은 공간에서 볼트건을 피하려고 머리를 흔들어 정확한 타격이 어렵게 한다. 말들은 도축장에서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치지만 도망칠 공간은 없으며 결국 가족의 시체를 보며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축시설 전문가 그랜딘박사는 "트럭에서 말을 하차시키는 과정에서 말들을 다루는 방식은 용납될 수 없다" 며 “말의 얼굴을 구타하는 것은 학대"라고 설명했다. 또한 페타는 해당 행위들은 명백히 대한민국 동물보호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동물보호법은 공개된 장소 또는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도살과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페타에 따르면 한국으로 수출되는 미국 경주마들은 대부분 도축된다. 공개한 영상의 의하면 2015년 1월 14일 뉴욕에서 출생해 한국으로 수출된 레블시마르는 2019년 2월 25일 한국에서 마육을 위해 도축됐으며 케이프매직은 마지막 경주가 끝난지 72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죽었다.

도축장에 끌려와 매 맞는 말 [페타(PETA) 제공 영상 캡쳐=연합뉴스]
                  도축장에 끌려와 매 맞는 말 [페타(PETA) 제공 영상 캡쳐=연합뉴스]

지난 2월 27일 유명한 씨수말 '메니피'의 자마인 '포스타'가 거칠게 도축시설 안으로 내몰린영상과 메니피가 씨암말과 교배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국내 최고 씨수말로 꼽히는 메니피는 지난 13일 오전 렛츠런팜 제주 교배소에서 교배 직후 쓰러져 폐사했다.

이 같이 도축 된 경주마는 1파운드 당 17딜러의 말고기로 유통됐으며 육포, 말고기 등의 식품 및 화장품 등으로 쓰인다. 현재 경주마를 관장하는 한국마사회는 말의 소중한 가치를 알고 있는 것일까. 마사회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경주마의 최후를 관리하는 시스템은 아직 요원한 느낌이다. 페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경주마 은퇴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상황이나 어떤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될 지에 대해서는 발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차대전의 발발 이전에 빌헬름1세를 도와서 독일을 통일시킨 비스마르크는 철혈재상이라 불린다. 그는 인간의 유형에는 세가지가 있다고 했다.' 그 대상을 말로 표현한 바 있다.

첫번째 유형으로 채찍질을 가하지 않고 고삐로 살살 몰아도 제 역량껏 잘 달리는 말이 있다. 두번째 유형은 고삐만으로는 안되고 채찍질을 어느 정도 가해야 잘 달리는 말이 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말 궁둥이에 피가 나도록 채찍질을 가할 때 그제서야 달리는 말이 있다고 표현했다.

말은 단순히 동물이 아니라 유사 이래 인간과 호흡을 같이 해온 동물이다. 한 마리의 경주마는 절망을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미래를 보여준다. 경주마가 주인공인 경마장의 현실은 때때로 인간보다 더 감동을 준다. 경마에서도 사람이나 동물이나 신뢰감을 받게될 때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동물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준다. 마사회가 진정으로 동물을 애호한다면 더 이상 경주마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지탄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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