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경쟁력, 안식일에서 나온다
유대인의 경쟁력, 안식일에서 나온다
  • 권의종
  • 승인 2019.07.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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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핀테크 산업, 시작 늦었으나 선두 도약 서둘러야...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는’ 반전 지금도 가능

[권의종의 유대인소비학] 유대인의 하루는 일몰에서 시작해 일몰로 끝난다. 안식일은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다. 기독교의 주일보다 하루 이상 이르다. 그래서 유대인은 안식일이 끝나는 토요일 일몰부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다. 그들은 토요일 저녁이 되면 그때부터 다음 주간에 할 일을 정리한다. 그리고 한 주를 시작하는 일요일에 업무를 본격 개시한다.

일요일 오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 커뮤니티인 디아스포라들과 주요 정보를 주고  받는다. 오후가 되면 랍비가 그 분야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디아스포라들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분석한다. 곧이어 이를 토대로 그 주에 취할 행동 지침을 결정한다. 일요일 저녁에는 이를 정리, 다른 디아스포라들과 상호 교환한다.

월요일 아침에 출근해서야 일을 시작하는 일반인에 비해 매 주 하루 이상 빨리 비즈니스에 임한다. 과정과 절차가 이렇다보니 촌각을 다투는 정보 전쟁에서 유대인은 늘 한 발 앞서 갈 수 있었다. 그것도 세계적인 정보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면서 말이다. 특히 정보가 생명인 금융 부문에서 이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독특하고 유용한 관습은 정보의 중요성이 더없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빛을 더욱 발한다. 월가 등 세계 금융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발군의 기량을 뽐내는 유대인의 활약상이 이를 반증한다. 의도한바 아니었을 터이나, 결과적으로 안식일을 잘 지킨 덕에 남보다 앞서 갈 수 있었다. 또 앞서 가다 보니 더 많은 부의 축적도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안식일이 유대인의 경쟁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주일보다 하루 이상 이른 안식일, 유대인 특유의 성공 요체로 작용... 현대 사회에서 더욱 빛 발해

앞서 가야 유리한 ‘안식일 효과’는 핀테크(FinTech) 분야에서 더욱 절실하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Finance)의 융합은 금후 인류의 경제와 삶을 바꿔놓을 핵심적 변화의 하나로 꼽힌다.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선진 기업들이 한참 앞서가는 형국이다. 구글, 애플, 페이팔, 알리바바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의 각축이 치열하다.

우리 금융당국과 금융사들도 이런 흐름을 간과한 건 아니다. 입만 열면 이구동성으로 핀테크를 금과옥조로 내세웠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떤가.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안이나 서비스의 실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전이나 전략보다 선언이 앞서다보니 가시적 성과가 나올 리 없었다. 늦게나마 정부가 핀테크 규제 개선에 발 벗고 나섰다.

우선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 출자 제약을 해소하기로 했다. 금융회사가 100% 출자할 수 있는 금융 밀접업종 중 '핀테크 기업'의 범위를 확대했다. 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제공시 관계기관 합동으로 자율적 기준을 수립해 인증·보안 기준을 마련한다. 금융 분야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금융지주 내 계열사 간 고객정보 공유를 허용하는 범위와 기간을 조정, 데이터 규제를 합리화한다.

또 카드 가맹점 매출정보에 핀테크 기업이 접근할 수 있도록 가맹점의 정보제공 동의를 전제로 오픈 API를 구축한다. 비대면 금융거래 제약요인을 해소하고 디지털 금융시스템 전환을 가속화한다. 다만, 가상통화를 활용한 해외 송금, 암호화폐 공개(ICO) 허용 등을 중장기 과제로 미룬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정도 조치로 핀테크가 활성화될 리 없다. 겨우 숨통이나 틔우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기업의 창의성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도록 정책적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 핀테크 산업이 비록 출발은 늦었으나, 세계를 리드하는 선구자 반열에 속히 올라야 한다.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하면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는’ 극적 반전은 지금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경제칼럼니스트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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