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인보사' 허가 취소(2) 코오롱, 사과하면서 '오리발 내밀기' 눈살
[추적] '인보사' 허가 취소(2) 코오롱, 사과하면서 '오리발 내밀기' 눈살
  • 윤석현 기자
  • 승인 2019.07.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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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석 대표 "인보사 취소 사과하지만 성분 바뀐 사실 몰랐다"…소송 위한 이중전략인 듯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기자]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성분 바뀐 사실을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전형적인 '오리발 내밀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며 법정투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장기간 법정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이 대표는 4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받아 환자, 투자자, 의료계에 심려와 혼란을 끼친 데 대해 회사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우선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신했다. 이 대표는 "세포의 유래를 착오했고, 그 사실을 불찰로 인해 인지하지 못한 채 허가를 신청해 승인받았다"며 "17년 전 당시로써는 최선을 다한 세포확인 기법이 현재의 발달한 첨단기법 기준으로는 부족한 수준이었다"고 했다.

이어 "과오를 용서해달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사태 초기부터 내세웠던 입장과 동일한 부분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임상에서 입증됐고, 성분이 바뀐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이날 해명은 인보사가 국내 허가를 받기 4개월 전부터 성분이 바뀐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식약처의 전날 발표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제기할 예정인 행정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정에서 승자를 가려보겠다는 전략으로 최종 허가취소까지는 수년간 법적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 "인보사 안전성과 유효성 확신"... 미국 임상3상 재개로 반전 노려

또 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중단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미국 임상마저 포기하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개발은 완전 실패로 끝나고 투약한 환자들과의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불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를 포기할 경우 신약 개발에 완전히 손을 떼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은 임상 재개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 제출할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자료 제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당초 이달 중순까지 자료 제출을 마치려 했으나, FDA의 휴가 일정 등을 고려해 내달로 늦출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미국 코오롱티슈진과 함께 미국 임상 3상을 이른 시일 내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추가 검증하겠다"며 "앞으로는 인보사의 공과와 과학적 성과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투여환자의 부작용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크게 15년간 장기추적 조사 환자케어프로그램 점검 및 평가 등이다.

현재 인보사 투여 환자는 약 3700여명이다. 지난 4월부터 인보사 투여 환자의 장기추적조사를 위한 환자등록시스템 등록을 추진, 현재 1725명 환자가 등록돼 있다. 오는 10월까지 3700명 환자가 모두 등록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추적관리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전반적인 안전성 검사(실험실적 검사, 신체검사, 활력증후, 이상반응, 전화문진)  ▲ 인보사 세포의 체내 잔류 여부 확인(TGF 검사, 유전자 검사, PCR검사) ▲ 인보사 투여부위 이상여부 확인 등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5년간 임상시험에 준하는 철저한 장기추적조사를 통해 환자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환자 안전관리대책에는 약 500억~6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회사는 예상했다.

등록횐자 15년간 장기추적 조사 실시... 불안한 환자들 소송 접수 계속 늘어나 

또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의 이상반응 등을 관리하기 위해 지역 20개 거점병원 및 환자 안심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인과관계를 추적 관리하고, 인보사 투여환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간담회도 준비하기로 했다.

이날 코오롱이 대책을 발표했지만 환자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말미에는 인보사 투여환자를 대리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오킴스 엄태섭 변호사가 등장해서 질문을 했지만 이 대표는 "여긴 소송대리인이 나설 자리가 아니다. 여기서 대답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자리를 떠났다.

엄 변호사는 남은 기자들을 향해 "환자의 이상반응을 임상시험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이 결과를 다른 의약품 개발에 이용하려는 목적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이미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주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오킴스는 이날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2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접수한다. 2차 소송에 참여하는 환자는 523명이다. 오킴스에서 대리하는 환자는 지난 5월 28일 1차 소송 접수 환자 244명을 포함해 총 76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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