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면 뭐든 다 파나?"...쿠팡, 이번엔 ‘몰카’ 판매 논란
“돈 되면 뭐든 다 파나?"...쿠팡, 이번엔 ‘몰카’ 판매 논란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7.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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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명품시계와 가방에다 성인용품, 개소주까지…'갑질 논란'은 당국 조사 중
  이선영 기자

[이선영 기자의 컨슈머현장] 대표적인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 ‘몰래카메라(몰카)’로 추정되는 초소형 카메라 판매 게시물이 올라와 비난이 잇따랐다. 해당 게시물 썸네일(Thumbnail;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줄여 화면에 띄운 것)에 여성의 신체부위를 부각한 사진이 포함돼 ‘몰카’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른바 ‘짝퉁’ 명품시계와 명품가방을 팔다가 파문을 일으킨 지가 얼마 전이어서  “돈만 되면 뭐든지 다 파냐?”는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진 듯한 분위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팡에는 ‘[해외] 풀 hd 1080 p 미니’라는 제목으로 초소형 카메라 판매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 섬네일에는 손톱만한 와이파이 카메라와 함께 여성의 신체 부위를 부각시킨 사진이 담겨 있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게시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도 버젓이 광고로 나돌았다.

쿠팡 측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여겼는지 해당 게시물 상품 판매를 7일 오후 9시 30분에 중단했다. 이후 게시물에는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이 아닙니다’라는 메시지와 품절 문구가 게재됐다.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물 상품문의에 “페북 광고보고 왔는데 대놓고 광고를 하네. 개념 챙기세요”, “미친 것 아니냐. 몰카를 지금 페이스북 광고에 띄우고. 쿠팡 이미지 다 깎아먹네”, “인스타에서 몰카 보고 왔습니다. 제 정신인가 모르겠네요. 여성이 속옷 입고 있는 사진이 광고 사진으로 나온다는 건 몰카 찍으라고 대놓고 광고하는거네요”, “미개하고 더럽다. 이런 걸 대놓고 올리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이 된 제품의 판매는 중단됐지만 비슷한 형태의 초소형 카메라들은 아직도 쿠팡에서 판매되고 있다. 몰카를 찾아내는 여러 종류의 ‘몰카 탐지기’ 제품을 판매하는 쿠팡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병도 주고 약도 주는’식의 판매 행태에 누리꾼들의 분노가 좀처럼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얼마 전에는 ‘짝퉁’ 명품시계 판매로 비난을 샀다.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지난 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쿠팡이 유명 시계의 짝퉁을 ‘정품급’이라고 팔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합에 따르면 쿠팡은 5300만원짜리 롤렉스, 1600만원짜리 위블러, 650만원짜리 까르띠에 등 550여개의 짝퉁 상품을 17만9000원  수준에 판매했다.

조합은  “짝퉁을 버젓이 팔아도 쿠팡과 짝퉁 시계 판매업자들은 현재 허술한 법 규정으로 인해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면서 당국의 엄정한 대처를 촉구했다.

‘짝퉁’ 명품가방 판매도 문제가 됐다. 수백, 수천만 원짜리 명품 브랜드 제품을 수십만 원에 파는 ‘모조품’ 판매 업체를 등록시켜, 결과적으로 유명 브랜드의 모조품 판매를 방조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사진출처=쿠팡 홈페이지 캡처
                  쿠팡이 ‘몰카’ 추정 초소형카메라를 판매해 비난을 사고 있다./쿠팡 홈페이지

쿠팡, 짝퉁부터 여대생 음부 본뜬 자위용품까지 광범위하게 판매해 물의

쿠팡의 몰카 판매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2017년에는 몰카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안경 몰카’, ‘스마트폰 배터리형 몰카’, ‘USB형 몰카’를 판매했고, 2018년에는 시계를 위장한 불법 몰카 등을 판매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쿠팡은 일반인 실제 음부 모양을 본떠 제작한 남성용 자위 용품을 판매해 논란을 빚었다. 업체 측이 게시한 사진은 땀구멍까지 보이는 등 선정적이었다. 업체는 AV(성인 비디오) 모델 경험이 없는 일반인 음부를 재현했다는 문구를 삽입하며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해당 상품이 소셜커머스에서 판매된다는 사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자, 소비자들은 항의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쿠팡 회원 탈퇴와 불매 운동을 벌였다.

당시 쿠팡 관계자는 “성인인증 절차를 밟아야 구입이 가능한 만큼 문제가 없다”면서 “판매업체의 도덕적 문제까지 책임지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소셜커머스 특성상 필터링이나 모니터링은 하지 않고, 이는 판매업체의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XXX 모집중!’ ‘임신중 입니다’ ‘X녀 7호’ ‘공중XX’ ‘정자 너무 좋아’ ‘암XX’ ‘절대복종’ 등 선정적인 문구가 적힌 스타킹을 판매하기도 했다.

문제의 상품은 성인 인증을 거치지 않아도 구매가 가능했다. 이에 한 소비자가 상품문의 게시판에 “성인용품 사이트에서 팔아도 욕먹을 일본 상품을 미성년자도 볼 수 있는 쿠팡에서 버젓이 팔고 있냐”며 항의 글을 올리자 해당 상품은 성인인증 상품으로 전환됐다.

소셜커머스 1위 기업인 쿠팡이 경쟁업체와 납품업체들로부터 연달아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당한 것과 관련해 무리한 영업 활동에서 터진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제공=쿠팡
쿠팡이 경쟁업체와 납품업체들로부터 연달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당한 것과 관련해 무리한 영업 활동에서 터진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제공=쿠팡

쿠팡은 '공공의 적'?...쿠팡측 "우리는 어떤 불법행위도 하지 않았다" 부인

지난 4월 위메프는 고객이 쿠팡보다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면 차액의 두 배를 보상해주는 ‘생필품 최저가 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쿠팡이 똑같이 가격을 최저가로 내리자 납품 업체들은 위메프에 상품 공급을 중단하고 판촉 지원을 거절했다.

이에 위메프는 쿠팡이 납품 업체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공정위에 쿠팡이 시장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최저가 행사를 방해하고 납품업체에게 상품 할인 비용을 전가하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고 고발했다. 

위메프에 따르면 쿠팡은 납품업체에게 주문한 상품을 정당한 이유 없이 반품했고, 쿠팡의 손실분에 대해 납품 단가인하 등으로 보전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납품업체들이 경쟁사에게 받은 가격보다 낮은 납품단가를 요구하는 등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지난 5월 초부터 생활용품과 코카콜라 제품의 납품을  쿠팡 측이 거절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쿠팡은 그 어떤 불법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팡은 우월적인 지위로 갑질을 했다는 LG생활건강 측 주장에 대해 “LG생활건강 전체 매출 중 쿠팡 매출은 1%대에 불과하다”면서 “누가 우월적 위치에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상품 반품과 관련해서는 “당사가 주문 취소 의사를 밝혔는데도 LG생활건강 측이 40만원 어치의 상품을 임의로 발송한 것”이라며 “쿠팡은 직매입 방식이라서 일단 상품이 들어오면 반품은 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납품 단가 인하 요구에 대해서는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한 상품을 팔기 위한 가격 협상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베이조스'로 불리는 쿠팡 김범석 대표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 '갑질' 프레임, 국내 경쟁업체들의 견제 시각도

최근 LG생활건강, 위메프, 우아한 형제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쿠팡의 갑질을 고발한 데 이어 다른 소규모 업체들도 잇따라 쿠팡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하지만 쿠팡은 불공정 거래 행위는 없었고 공정위에 이를 명백히 해명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공정위도 쿠팡에 대한 조사는 엄정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은 2010년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소셜커머스 업체로 출발해 대표적인 이커머스 업체로 자리 잡았다. 2014년 전자상거래 업계 최초로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쿠팡은 빠른 배송을 위해 전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직매입과 직배송 방식을 선택하기도 했다. 가격이나 상품을 중시하던 시장에서 빠른 배송이란 새로운 접근법으로 시장 선도자로 자리매김했다.

뒤이어 자정에 주문해도 새벽에 배송하는 서비스 출시 등으로 시장 선도자의 입지를 굳히면서 매출 기준, 업계 1위로 폭풍성장을 했다. 모바일 앱으로 쿠팡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매달 11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유통업계 최고의 경쟁 대상자가 된 셈이다.

쿠팡의 최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공개석상에서 ‘쿠팡을 한국의 아마존’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쿠팡은 매출이 늘수록 영업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을 ‘계획된 적자’라고 표현해 왔다.

공격적인 투자로 매출을 늘려 기업 가치를 높이고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데 주력한 뒤, 중장기적으로는 적자를 만회하고 수익을 거둔다는 전략이다. 일부에서는 쿠팡이 누적 적자에 따른 실적 압박을 의식해 무리수를 두면서 크고 작은 갑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갑질 논란은 무섭게 성장하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평가도 있다. 아마존이 공격적인 투자행보로 시장을 잠식했듯이 쿠팡도 아마존의 전략을 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창업 후 8년 동안 막대한 적자에도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이어갔다. 결국 이커머스 시장, 절대 강자가 되기까지 수많은 경쟁업체들이 줄도산을 했다. 그래서 쿠팡의 갑질 프레임은 아마존의 스토리를 잘 아는 국내 경쟁업체들의 ‘견제’라는 시각도 있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쿠팡이 최근 수년 동안 엄청난 적자를 보면서도 해외투자를 유치 받아서 빠른 배송과 초저가 전략을 폈으나 한계선상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경쟁사를 상당히 압박하는 그런 전략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러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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