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대한민국에 흑당 열풍이 불고 있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밀집한 지역이나 번화가를 돌아다니다보면 ‘흑당버블티’ 가게 앞에 수많은 손님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흑당버블티를 해시태그(#)한 수많은 게시물들이 올라오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흑당은 흑설탕을 캐러멜화한 비정제 사탕수수당으로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맛이 고소해 음료나 디저트 등에 많이 활용된다. 달콤한 맛도 즐기면서 흑당이 백당보다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흑당 음료의 인기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만 흑당 버블티를 재해석한 음료로 흑당 시럽과 흑당 펄이 들어간 커피전문점 드롭탑의 ‘흑당 버블티’ 400g 흑당 음료 기준 설탕량은 40g 수준으로 세계보건기구 하루권장 설탕 섭취량 25g을 훌쩍 넘는다.
때문에 흑당이라고 안심하고 과다 섭취했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흑당 음료는 백당 음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열량이 높아, 먹더라도 양과 횟수를 조절해야한다.
커피 브랜드 ‘빽다방’ 블랙펄밀크티의 경우 열량이 609.85kcal에 달한다. 흰 쌀밥 두 공기(420g)를 먹을 때와 비슷한 열량이다.
함유된 당의 양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흑당 커피·차의 열량은 일반 라떼 류와 비슷한 300 ~500kcal 정도지만, 흑당티 안의 설탕 양은 이들 제품을 뛰어넘는다.
400g 들이 흑당 음료 기준 설탕 량은 보통 30~40g 사이다. 일부는 50g에 육박한 제품도 있다. 흑당 커피·티 한 잔을 먹으면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권장설탕 섭취량 25g(2000kcal 섭취 기준) 이상을 한 번에 섭취하는 셈이다.
흑당이라고 해도 백당보다 영양 성분, 당 흡수율에서 나을 게 없다. 가공 과정에서 색깔만 다를 뿐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일부 영세업체들이 백당을 가공한 캐러멜 류를 흑당이라고 속여 파는 경우까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탕 자체는 좋고 나쁨의 가치 대상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양을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번 흑당 열풍이 대왕 카스테라처럼 프랜차이즈 업계에 부정적인 전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만에 다녀온 여행객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진 대왕 카스테라는 특유의 크기와 맛에 전국적으로 유행했다.
2017년 3월 종합편성채널이 방영한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대왕 카스테라가 도마 위에 오른 후 인기는 급속히 식었다. 당시 해당 방송에서는 대왕 카스테라가 사용한 식용유를 문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