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발암 공포"...말레이産 라텍스 매트리스, 기준치 4배 초과
"또 발암 공포"...말레이産 라텍스 매트리스, 기준치 4배 초과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07.0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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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잠이 편한 라텍스'사 제품 라돈 피폭선량 넘어...제2, 제3의 라돈침대 사태 우려
(사진=뉴시스)
지난해 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시중에서 판매중인 제품을 대상으로 방사선 라돈 측정을 하고 있다.
  박은경 기자

[박은경 기자의 컨슈머르포] 침대 매트리스에서 1군 발암물질인 라돈이 허용치보다 4배나 많게 검출됐다. 지난 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었던 ‘라돈 침대’ 파문을 겪었던 터라 소비자들은 또다시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9일 ‘(주)잠이 편한 라텍스’가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한 매트리스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돼 해당 모든 제품에 대한 개별 검사와 수거에 나섰다고 밝혔다.

원안위에 따르면 '잠이 편한 라텍스'의 매트리스와 베개 등 총 138개를 검사한 결과, 원산지가 말레이시아로 표시된 음이온 매트리스 2개에서 라돈이  안전기준인 연간 피폭선량 1밀리시버트(mSv)보다 훨씬 많게 검출됐다는 것이다. 라돈은 국제암연구센터(IARC) 지정 1군 발암물질로, 호흡기로 들어가 폐암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이 업체는 2014년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음이온 매트리스와 일반 매트리스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라텍스 매트리스 2개는 표면 2㎝ 높이에서 매일 10시간씩 12개월 동안 사용했을 경우, 연간 피폭선량이 기준치 1밀리시버트를 훨씬 초과한 4.85밀리시버트와 1.28밀리시버트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는 "안전기준 초과로 확인된 시료가 2개에 불과하고, 기준을 초과한 음이온 매트리스가 그 형태만으로는 일반 매트리스와 구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사용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라돈측정서비스를 통해 개별 제품별로 측정한 후 안전기준 초과제품을 신속히 수거하도록 해당업체에 행정조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안위는 생활방사선안전센터에 접수된 ㈜라이브차콜의 비장천수 십장생 카페트, ㈜은진의 TK-200F 온수매트, ㈜우먼로드의 음이온매트 일부 제품에 대해 정밀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생활방사선안전센터를 통해 라돈측정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작년 5월 대진침대서 라돈 검출...까사미아 매트서도 기준치 이상의 라돈 검출 

라돈침대 파문은 지난해 5월 대진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되며 시작됐다. 이후 지난해 7월에는 까사미아가 2011년 판매한 매트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돼 파문이 커졌다.

문제의 대진침대는 파문이 터진 이후 7만여개가 회수돼 해체됐다. 그러나 그  이후 해체 쓰레기는 상당수가 비닐에 쌓인 채 방치돼 있다.

문제는 현재 폐기물 관리법령에 라돈과 관련된 폐기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관련법을 정밀하게 다듬어야 했지만 아직까지 불충분한 상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라텍스 제품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면 당국의 감독 규제 범위 밖이어서 라돈이 검출되더라도 소비자가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

해외에서 라텍스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안전기준을 초과했고 사용하기에 위험한 제품이니까 그냥 버리라는 얘기인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경북 김포대학교 환경보건연구소장은 “라돈 침대 사태의 충격을 감안해 법개정을 통한 철저한 관리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에 판매중인 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라돈 라텍스CG 연합뉴스)

매트리스처럼 매일 6시간 이상 쓰는 제품서 라돈 방출 땐 폐암 발생 확률 증가

라돈침대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면 라돈이 호흡기로 들어가 폐암을 유발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발암물질인 라돈은 토양과 암석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물질이다.

라돈이 위험한 이유는 붕괴(불안정한 원자핵을 가진 원소가 안정화되기 위해 변하는 과정)하면서 내뿜는 방사선 때문이다. 이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에 달라붙어 폐 속으로 들어가 염색체 변이를 일으켜 폐암을 유발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988년 라돈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했고, 2009년에는 전 세계 폐암 발병 원인 중 라돈이 최대 14%를 차지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매트리스처럼 매일, 최소 6시간 이상 사용하는 제품에 라돈이 함유되어 있다면 위험성이 증가한다. 흡수된 라돈이 반감기(방사능의 원자수가 붕괴에 의해서 원래 수의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를 거쳐 채 사라지기도 전에 계속해서 방사선에 노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음이온 나오는 건강한 라돈 침대' 홍보 마케팅이 문제...음이온 환상 경계해야

라돈침대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을 개정해(오는 16일 시행) 신체밀착형 제품에 원료물질 사용을 전면 금지하도록 했다.

원안위는 라돈이 검출 된 제품에 대해 라돈측정서비스를 통해 개별 제품별로 측정한 후 안전기준 초과제품을 신속히 수거하고 해당 업체에 행정조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라돈측정서비스를 통해 제품별 안전기준 초과여부와 폐기방법 등을 개별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라돈침대 사태는 해결되겠지만 기업과 소비자가 음이온과 같은 유사과학에 집착하는 한 또 다른 무언가가 등장할 수 있다. 라돈 침대 역시 음이온이 나오는 건강한 침대라는 홍보 마케팅이 빚은 대형 사고다. 우리 사회에 음이온 환상이 있는 한 제2, 제3의 라돈침대 사태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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