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패션 업계 표절 논란, 또?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패션 업계 표절 논란, 또?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7.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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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블리, 명품 카피 상품으로 공분 사...마크 제이콥스 출시 ‘리덕스 그런지 컬렉션’도 표절 시비 붙어
나이키는 ‘에어포스원 푸에르토리코’(왼쪽)를 출시했다가 파나마 원주민의 디자인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는 비난에 제품을 전량 회수했다. / 사진출처=나이키
나이키는 ‘에어포스원 푸에르토리코’를 출시했다가 파나마 원주민의 디자인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는 비난에 제품을 전량 회수했다. / 사진출처=나이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언젠가부터 디자이너들의 ‘신상’ 컬렉션을 관람해도 더 이상 ‘새롭다’는 표현이 나오지 않게 됐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카피 상품들이 수시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의 디자인 도용과 그에 따른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한세실업의 자회사 한세엠케이는 국내 신진 패션 브랜드 듀카이프의 ‘마스크 모자’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법정 싸움을 진행 중이다.

또 미국 스포츠의류용품 업체 나이키가 운동화 ‘에어포스원 푸에르토리코’를 출시했다가, 파나마 원주민 쿠나족의 전통 디자인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는 논란에 제품 전량을 회수했다.

동대문 의류를 사입해 파는 온라인 쇼핑몰의 디자인 표절 문제는 더 심각하다. 임블리는 명품을 모방한 제품을 팔았다가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임블리에서 구찌와 유사한 디자인의 가방을 구매한 이모(34)씨는 "명품과 비슷한 지 모르고 나갔다가 짝퉁이라는 소리를 듣고 너무 부끄러웠다. 회사에 환불을 요청했더니 한 번 사용한 제품이라 환불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우리 같은 일반인은 카피 상품을 알아보기 어렵다. 옷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양심적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블리에서 판매된 가방과 샤넬 가브리엘 백팩 / 사진출처=임블리 홈페이지·온라인 커뮤니티
임블리에서 판매된 원피스와 구찌 원피스 / 사진출처=임블리·구찌 홈페이지

패션업계의 디자인 도용이 만연한 이유는 유행 주기가 짧은 패션업계의 특성상 패션 상품의 디자인 지식재산권을 지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디자인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하거나 디자인권을 출원해야 하는데, 등록 기간이 최소 6개월~1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디자인이 비슷하더라도 트렌드를 반영한 것인지, 제품을 표절한 것인지 판단을 내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표절 판정을 받더라도 처벌 수위가 가벼워 일단 베끼고 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자 서울디자인재단은 패션 산업 디자인권 보호를 위해 패션엔젤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권을 보호하기엔 역부족이다.

너바나의 심볼인 스마일 일러스트레이션 티셔츠와 마크 제이콥스의 티셔츠 / 사진출처=엘르<br>
너바나의 심볼인 스마일 일러스트레이션 티셔츠와 마크 제이콥스의 티셔츠 / 사진출처=엘르

사실 패션업계의 표절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1월 마크 제이콥스가 출시한 ‘리덕스 그런지 컬렉션’은 너바나의 상징인 스마일 디자인을 일부 변형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사용됐다는 이유로 표절 논란이 불거졌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아웃도어 슈즈로 잘 알려진 킨(Keen)은 구찌에서 새롭게 출시한 ‘플래시트랙’ 샌들이 자사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찌를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킨은 구찌의 계정을 태그로 소환해 ‘우리의 영감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당신의 영감에 영감을 받았다’는 포스팅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디자인의 유사성이 크지 않아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모스키노의 제레미 스콧도 표절 논란에 올랐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신진 디자이너 에다 짐니스가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스키노의 ‘2019 S/S 컬렉션’이 자신의 ‘2016 F/W 컬렉션’을 베꼈다고 주장한 것.

하지만 제레미 스콧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직접 ‘오마주했다’고 밝힌 이전 모스키노 아카이브를 올리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외려 에다 짐니스가 모스키노 아카이브를 표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게 된 것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프랑스 브랜드 베트멍이 우리나라의 표절 제품을 풍자하기 위해 한국 한정판으로 가짜 컬렉션을 만들어 판 적이 있었다“면서  ”재미있다고 웃어넘기기 전에 디자인 도용에 무감각한 국내 업계의 현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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