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장례식 문화와 애경사 부담
결혼-장례식 문화와 애경사 부담
  • 오풍연
  • 승인 2019.07.1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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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선 사회생활 하면서 경조사 챙기는게 중요

[오풍연의 이슈파이팅] 대전고 동기 딸내미 결혼식에 간다. 친구는 현재 부산대 금융대학원장으로 있다.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훌륭한 친구다. 재주도 많다. 악기도 잘 다룬다. 팔방미인. 애경사를 챙기는 게 일이다. 모두 다 챙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려서 할 수밖에 없다. 고교 동문은 반창회 위주로 성의를 표시한다. 행사 및 모임을 많이 하다보니 챙길 곳이 많다. 애경사 부담 안 되는 사람은 없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다. 마음만 보낼 때도 많다.

다들 애경사 부담을 호소한다. 그렇다고 안할 수도 없다. 나는 나름 원칙을 갖고 있다. 보통 5만원, 10만원을 한다. 물론 가까운 지인이나 친척은 다르다. 결혼식의 경우 참석할 때는 10만원, 성의만 표시할 때는 5만원을 일괄적으로 한다. 상가집도 비슷하다. 더러 화환이나 조화를 보내기도 한다. 한 달 평균 30만원~50만원 정도 들어가는 것 같다.

직장인은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기 때문에 더 부담스럽다. 임원의 경우 경조사비도 어느 정도 지원해 준다. 나머지는 똑같다. 경조사비가 부담스러워 이민가고 싶다는 얘기도 들어봤다. 그만큼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적은 용돈에 경조사까지 챙기려면 힘들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경조사는 품앗이 성격이 강해 외면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직장인들은 한 달 평균 얼마나 경조사비를 지출할까. 취업 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4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인맥 관리를 위해 꼭 해야 하는 것으로 '경조사 참석'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74.3%에 달해 가장 많았다. 사회생활 하는데 경조사를 챙기는 것 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참석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한달 평균 경조사 참석 횟수는 1.6회였으며, 한번 갈 때마다 내는 경조사비는 평균 7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이면 약 140만원을 지출하는 셈이다. 기혼 직장인의 경우 한 해 평균 경조사비가 164만원으로, 미혼 직장인 지출액(117만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조사비는 50~60대가 가장 많이 들 게다. 부모 상(喪이)나 자녀 결혼이 많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89.7%는 경조사 참석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10명 중 1명 빼고 모두 부담을 느낀다고 보면 된다. 그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74.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요즘은 경조사를 전할 때 계좌번호도 함께 적어 성의를 표시하기는 쉽다. 그 전에는 계좌번호가 있으면 인상이 찌푸려졌는데 최근에는 없으면 알려달라고 할 정도다.

나는 작은 결혼식, 작은 장례식을 원한다. 하지만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게 그것이기도 하다. 혼자 결정할 수 없는 탓이다. 아들 녀석에게도 작은 결혼식을 하자고 얘기 한다. 그러나 아들은 다르다. 결혼식은 멋지게 하고 싶다고 한다. 또 사돈 집 사정도 알 수 없다. 이래 저래 경조사는 치르기도, 결정하기도 어렵다. 나는 작은 애경사를 생각하더라도, 남의 애경사에는 안 갈 수 없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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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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