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타다' 허용에 시민들 "환영" ,택시기사 "망해" 엇갈려
[초점] '타다' 허용에 시민들 "환영" ,택시기사 "망해" 엇갈려
  • 윤석현 기자
  • 승인 2019.07.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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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플랫폼 택시 허용하고 서비스 합법화...모빌리티 업계는 "진입 장벽 높아졌다" 불만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이 17일 세종청사에서 택시제도 개편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이 17일 세종청사에서 택시제도 개편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기자] '타다'의 제한적 허용에 일반시민들과 택시기사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또 모빌리티업계는 플랫폼 택시의 허용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진입장벽이 더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 강모씨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믿을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택시 기사인 김모씨는 "새로운 플랫폼은 택시업계를 망하게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가 17일 발표한 '택시 제도 개선방안'은 불법 논란이 있는 '타다'와 같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송면허를 주고 이들 서비스를 모두 합법화하기로 한 것이다.

플랫폼 택시는 ▲ 규제혁신형 ▲ 가맹사업형 ▲ 중개사업형 등 3가지 운송사업 형태로 허용했다.

우선 규제혁신형은 택시면허 총량 범위 내에서 플랫폼 택시를 허용하고 운행 대수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허가한다.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플랫폼 사업자에게 정부가 플랫폼 운송사업 허가를 내주고 운영 가능한 대수를 정한다. 정부는 매년 1000개 이상 면허를 매입해 택시 허가 총량을 관리하기로 했다.

플랫폼 사업자는 운송사업 허가를 받는 대가로 운영 대수나 운행 횟수에 따라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야 한다. 정부는 기여금을 관리하는 별도 기구를 만들어 기존 택시 면허권 매입, 택시 종사자 복지 개선 등 플랫폼 업체 진입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택시업계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승객 안전 확보를 위해 플랫폼 운전자도 택시기사 자격을 보유하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그러나 렌터카를 이용한 '타다'식 영업은 허용되지 않아 정부 대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업규모 따라 기여금 부과…'타다'식 영업은 불허

또 가맹사업형은 기존 법인·개인택시가 가맹사업 형태로 플랫폼과 결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현재 영업 중인 웨이고블루, 마카롱택시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색있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현재 특별시·광역시 기준 4000대 이상 혹은 총대수의 8% 이상으로 제한하는 면허 대수를 전체 택시의 4분의 1 수준까지 완화하게 된다.

규제 완화 범위를 규제혁신형 사업자 수준으로 낮추되, 법인택시에 기사 월급제 도입 의무를 부과한다.

중개사업형은 카카오T 택시처럼 중개 앱(app)을 통해 승객과 택시를 중개하는 방식으로,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한다. 단순 중개 기능을 넘어 자녀 통학, 여성우대, 실버 케어, 관광·비즈니스 지원, 통역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한다.

아울러 GPS 방식의 '앱 미터기' 등 다양한 기술 도입을 허용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길을 터줄 방침이다.

17일 서울 도심에서 '타다'차량과 택시가 운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도심에서 '타다'차량과 택시가 운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민들 "택시 서비스 질 향상될 것"...택시단체들"정부 개편안 환영한다" 며 기사들과 상반된 입장

정부가 허용하기로 한 '타다'에 대한 반응은 대조적이다.

택시기사들은 대책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인 반면 시민들은 플랫폼 운송업체 덕분에 서비스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반겼다.

우선 택시기사들은  플랫폼 업체와 상생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개인택시 기사 하모씨는 "'타다'는 어쨌든 불법이고 새로운 플랫폼은 택시업계를 망하게 한다"며 "택시기사 4명이나 분신해서 죽었는데 무슨 상생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모씨는 "'타다'니, '웨이고'니 지금도 다 운영하는데 뭘 허가를 해준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다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택시를 둘러싼 여론이 좋지 않고 정부가 이런 대책을 내놓게 된 상황에 대해 업계에서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개인택시 기사 박창훈씨는 "택시 운전만 20년째 하고 있지만 자업자득"이라며 "운전을 괴팍하게 하고 승객에게 불친절하니 '카카오T'나 '타다' 관련 논의가 나와도 국민 중 우리 편이 하나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택시단체들은 정부의 개편안에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일선 택시 기사들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택시 혁신안에 동의하고 규제 완화를 환영한다'며 "그동안 우려했던 플랫폼 신사업 면허 규정을 명확하게 해 공짜면허 취득, 택시 총량제 와해를 불식시킨 점은 높이 평가한다"고 발혔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렌터카 영업을 중지하고 플랫폼 택시로 흡수하는 부분은 찬성한다"며 "플랫폼 택시라고 해서 기존 (면허) 총량의 범위를 벗어나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들은 '타다'의 허용을 반겼다.

박세호씨는 "택시를 잘 안 타는데, 그 이유는 택시들이 급가속, 끼어들기를 자주 하는 등 불편해서였다"며 "택시가 많은 상황에서 '타다'까지 많이 생기면 사람들은 (서비스가 안 좋은) 택시를 더 안 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이정희씨는 "택시를 탈 때마다 불편하고 걱정하던 것 중 하나가 택시기사의 연령대가 너무 높다는 것이었다"며 "'타다' 등 기업이 운영하는 업체는 자체적으로 서비스 관리를 할 테니 승객 입장에서는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내가 원하는 택시를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이 '타다'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이 '타다'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1∼2회 택시를 이용한다는 대학생 조모씨는 "'타다' 허용을 환영한다"며 "'타다'가 허용되면 택시 기사들도 경쟁을 통해 자극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 지낼 때 '우버'를 자주 이용했다던 김모씨는 "외국에선 우버 도입 이후 교통사고가 많이 증가했다거나 기사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범죄나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본 적 있다"며 "안전 관리가 모쪼록 철저하게 이뤄져 국내에서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들은 플랫폼 운전자도 택시 기사 자격을 보유하도록 하고 성범죄, 마약, 음주운전 경력자를 배제하는 안에 주목했다.

평소 '타다'를 자주 이용한다는 조모씨는 "최근 타다에서 발생한 성범죄 등을 기사로 접하고 불안했는데, '타다' 기사도 의무적으로 택시 면허를 따야 하고 면허 자격을 강화한다니 훨씬 안심"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업계 "우버 등 대기업이 잠식"...플랫폼 기사, 택시기사 자격 취득도 큰 부담 

모빌리티 업계는 정부의 이날 개선안에 대해 신규 업체 등장이 어려워지고 자금력 강한 대기업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타다'의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는"기존 택시 산업을 근간으로 대책을 마련한 까닭에 새로운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은 더 높아졌다"며  "기존 제도와 이해관계 중심의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향후 기존 택시 사업과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을 포함해 국민편익 확대 차원에서 새로운 접근과 새로운 협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1000대의 승합차를 운용하고 있는 타다는 국토교통부 발표대로라면 차량 합법화에 일시불 기준 기여금 750억~800억원, 월 임대 기준 4억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플랫폼 택시도 택시기사 자격을 취득하도록 한 것도 업계에는 부담이다. 택시기사 자격 취득을 위해서 소속 기사들의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 자금력이 강한 대기업에 유리한 조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국내 운송시장은 국내외 대기업이 잠식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카풀업체 풀러스 서영우 대표는 "우버는 지금까지 구경만 하고 있지만 제도화가 되면 더 강력하게 들어올 것"이라며 "지금 타다가 카니발 1000대로 운영하고 있는데, 우버가 5000대를 들여오면서 인센티브까지 뿌린다고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스타트업 기업 모임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입장문에서 "자칫 기존 택시 면허를 신규 모빌리티 사업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을 정부가 도와주는 모양이 될 수 있다"며 "이대로는 모빌리티 혁신의 다양성이 고사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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