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 ‘대풍’, 농민들은 ‘울상’
양파‧마늘 ‘대풍’, 농민들은 ‘울상’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7.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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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비 마늘 16.9%, 마늘 4.8% 생산량 늘어…가격은 공급 과잉에 따라 하락세 계속
좋은 날씨 속에 올해도 양파와 마늘 농사는 대풍을 맞았다./픽사베이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햇빛 쨍쨍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양파와 마늘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생산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중만생종(생육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종자) 양파와 마늘 생산량은 각각 137만8000t과 38만8000t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6만6000t, 5만6000t씩 늘어났다.

이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달 내놓은 전망치보다 양파는 7만8000t, 마늘은 2만3000t 가량 많은 수치다. 평년보다 생산량 자체가 크게 늘었지만, 그 증가분 예상치마저도 웃돈 '대풍년'을 맞은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상순 이후 적절한 강우량이 유지됐고, 28도를 넘지 않는 좋은 기온이 이어져 생육기간 동안 씨알이 커지는 급격한 구(球)비대 현상이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올해가 양파 재배에서는 20년 만의 가장 좋은 날씨라고 한다"면서 "생육 기간 내내 작황이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양파 생산 면적은 2만1777㏊로 지난해 2만6425㏊보다 17.6% 줄었다. 그런데도 워낙 날씨가 좋다 보니 양파 알이 지나치게 굵어졌고, 생산량도 늘어난  것이다.

양파 1개의 평균 직경이 8cm였던 것에 반해, 올해는 좋은 날씨로 인해 10~12cm에 이른다. / 픽사베이
양파의 평균 직경은 8cm이지만, 올해는 좋은 날씨 덕에 10~12cm로 커졌다. / 픽사베이

농식품부에 따르면 상품 양파는 평년에는 무게 280g에, 직경은 8㎝ 크기다. 그런데 올해는 좋은 날씨 덕에 물건에 따라서는 직경이 10∼12㎝에 이를 만큼 씨알이 커졌다.

생산량이 늘다보니 양파 도매가격은 이달에는 ㎏당 401원으로, 지난해 738원보다 크게 하락했다. 2년 전 1171원과 비교하면 30% 수준으로 폭락했다.

농식품부는 "통계청 발표를 보면 양파와 마늘 공급 과잉량이 당초 예상보다 증가했다"면서 "그렇지만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상태이고, 그에 따른 수급 대책을 세워놓았기 때문에 실제 수급상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중만생종 양파 공급 과잉량은 당초 예상했던 12만t보다 7만8000t 많은 19만8000t 수준이다. 그러나 예상을 초과한 생산량 대부분은 이미 시장에서 격리시켰거나  앞으로 해소할 예정이라는 것이 농식품부 설명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4∼6월 양파 경작지 1190㏊를 대상으로 출하 전 면적 조절, 즉 폐기 처분이 이루어졌다. 여기에다 양파가 커지면서 외피가 갈라지는 '열구현상'이 예년보다 2∼3% 증가해 2만8000t 가량이 자연 폐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농협은 지난 15일부터 경남 지역 농가가 보유한 양파 1만5000t에 대해 추가 수매도 지원 중이다.

농식품부는 "물류비 확대 지원 등에 힘입어 최근 양파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 추세를 고려하면 양파 수출량은 예상보다 2만t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픽사베이

올해 5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양파 잠정 수출량은 2만410t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074%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3000t을 추가 격리 중이고, 전남 일부 지역에서 고온 피해로 8000t이 자연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마늘도 풍년이었다. 올해 마늘 생산량은 작년보다 16.9% 증가한 38만7671t이었다. 2013년(41만2250t)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생산량이다.

올해 마늘 재배면적은 2만7689㏊로 전년보다 2.3% 감소했다.

마늘 역시 작년 가격 하락에 따라 재배면적이 줄어들었지만, 양파와 같이 기상여건 호조로 생산량은 오히려 증가한 셈이다.

중국산 마늘 가격이 올라 국산으로 대체되는 물량이 예상보다 2000t 증가해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부담은 다소 줄어든 상태다.

농식품부는 올해처럼 작황이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를 대비해 관측 기법을 개선하고, 기관 간 협업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농업관측모형을 고도화하고, 기상예측 및 생육·작황 자문단을 확대 운영하는 등 관측력을 높이겠다"면서 "농업 통계 정책협의회를 활성화하는 등 통계청과의 협업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채소 산업의 생산·소비구조 변화에 따른 수급 안정, 유통 개선, 식품 산업 연계 강화, 대량소비처 계약거래 확대 등을 다루는 근본적 채소 산업 발전 방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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