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무·상무 없앤다…‘본부장’ 등 직책으로 호칭
SK 전무·상무 없앤다…‘본부장’ 등 직책으로 호칭
  • 김보름 기자
  • 승인 2019.07.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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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제도 혁신안’ 다음 달 시행...“직책 없는 임원은 부사장으로 통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기도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19 그룹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경영진의 발표를 듣고 있다. /SK그룹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SK그룹이 국내 대기업 최초로 전무, 상무 등 임원 직급을 없애고 직책 중심으로 조직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임원 호칭은 ‘전무’ ‘상무’ 대신 ‘본부장’ ‘실장’ 등 직책에 따라 불리게 된다. 직책이 없는 임원은 부사장으로 통일하고, 임원끼리는 상하관계가 아닌 동급으로 간주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다음 달 1일부터 부사장, 전무, 상무 등으로 구분되는 임원 직급을 없애고 임원 내 승진 인사를 폐지하는 ‘임원제도 혁신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임원 내 직급이 폐지되면서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는 등 인사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SK그룹은 임원 인사는 새로 임명되거나 대표이사를 정할 때만 발령을 내고, 직책이 바뀔 경우에는 전보 등으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일부 계열사에서 사무실 칸막이를 없애고 공유오피스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조직문화 혁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미 올해 초부터 최고경영자(CEO) 이외 임원에 대해 ‘전담 기사제도’를 없애고, 필요할 때 운전기사를 요청하는 ‘공용 기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직급 폐지를 추진해왔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로 임원에 대한 철저한 성과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원 간 보수 격차도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직급에 얽매이지 않을 경우 맡은 역할을 얼마나 잘 해내는지를 평가해 인센티브 등을 책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원 직급이 폐지되면서 그룹 내 주요 의사결정권자 연령을 낮추는 효과도 예상된다. 신임 임원이라도 부사장급이나 전무급과 동등한 위치에서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꾸준히 30대 임원을 파격 발탁해 왔다. 올해 1분기 기준 SK텔레콤에는 1980년 이후 태어난 30대 임원이 3명이나 있는 반면 경쟁사인 KT나 LG유플러스에는 30대 임원이 없다.

재계에선 이번 조치로 임원 감축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에서 직급을 없앨 경우 구성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동시에 조기 은퇴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직급 통합으로 자리가 줄고 승진 기회가 사라진다면 이를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직급 폐지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임원 축소 등 구조조정은 직급을 폐지하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와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임원 직급이 사라지면 대외 활동에서 혼란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 업계 관행상 외부 비즈니스 활동 시 직급이 명확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불편해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직급이 사라지더라도 외부에서는 전무인지 상무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SK그룹 측은 ‘본부장’, ‘실장’ 등 직책에 따라 부르면 된다고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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