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다 일본여행 거부 운동 또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한항공 직원들이 일본 항공권을 저렴한 직원가에 대거 구매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 직원들이 제드티켓으로 일본 노선을 다수 구매했다는 내용의 글이 대한항공 임직원 익명게시판에 올라왔다.
제드티켓(ZED·Zonal Employee Discount)이란 항공사 직원들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복지성 항공권이다. 출발 당일까지 팔리지 않은 잔여석에 한해 최대 90% 싼 가격에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제드티켓은 해당 좌석이 예약될 경우 자동으로 취소되기 때문에 항공사 직원들은 대부분 성수기를 피해 구입한다. 일본여행 거부 운동으로 일본노선 빈 좌석이 늘어나면서 일부 대한항공 직원들이 성수기 일본여행을 위해 예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 직원들 간 의견은 크게 갈리고 있다. 직원을 떠나 국민으로서 부끄럽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개인의 사생활을 두고 ‘애국’을 강요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내부 게시판에 “다 놀러 여행가는 분만 있지 않다. 주재 가족이나 유학 중인 자제를 보기 위해 떠난 사람도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또 다른 직원은 “나리타, 오사카 매 비행 제드가 이삼십 명인데 그들이 다 그런 상황이라는 것이냐”며 반박했다.
일각에선 대한항공 직원들의 행태가 대한항공의 창립 이념인 ‘수송보국’(수송으로 국가에 보은한다) 정신에 위배된다며 비판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태극 도안과 영문 명칭 ‘Korean’을 사용하는 국책항공사 직원이 국가의 위기를 여행의 기회로 삼는 것은 과한 기회주의라는 것이다.
반면 항공사 직원들이 일본 노선 제드티켓을 구입하더라도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직원들이 특정 노선 제드티켓을 이용하는 걸 회사가 막을 수는 없다"면서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개인의 선택권을 누군가가 박탈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일본 노선에 대한 제드티켓 예약률이 집계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일본 노선에 제드티켓이 몰리고 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정확한 정보를 위해 집계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