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시대 금 모으기와 '일본제품 불매운동'
IMF 시대 금 모으기와 '일본제품 불매운동'
  • 조연행
  • 승인 2019.08.1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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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이 똘똘 뭉쳐 일본상품 불매운동 벌이면, 일본을 '굴복'시킬 수 있어

[조연행 칼럼] '불매운동'은 소비자로서 가장 강력한 최후의 무기다. 마지막 수단인 만큼 효과 역시 강력하게 나타날 수 있다. 불매운동은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해당 공급자의 상품 구매를 거부하도록 호소하는 행위다. 197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주부 두 사람이 쇠고기 값 인상에 반대하면서 전국 소비자에게 '소고기 불매운동'을 벌여, 마침내 대통령 닉슨이 '쇠고기 값 동결선언'에 이르게 한 사건은 유명하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소비자가 아베의 무릎을 꿇게 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본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대법원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자에 대한 전범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극우' 아베 정부는 배상이 이루어지면 일제의 과거사를 인정하는 꼴이 되므로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아베 정권은 정권유지 등의 목적으로 우선 반도체 원료 수출을 중단하는 경제적 보복조치를 취했다. 말로는 '안전 보장상의 이유'라고 주장하지만,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치졸한 '경제 보복'임이 명백하다.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핵심 소재 3종류의 수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조선을 침탈한 일제강점기에 저지른 만행은 수없이 많다. 대법원의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판결 역시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본은 그렇지 않다. 특히 아베정권은 과거에 대한 ‘배상'은커녕, ‘과거사’ 조차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일본이 강제징용, 위안부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오히려 사법부의 재판 결과를 빌미로 치졸한 경제보복 행위를 자행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전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정치권은 책임을 미루며 싸우느라 정부가 손을 쓰지 못하고 당하던 사이 대한민국 소비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일본이 안 판다면, 우리도 안 산다'며,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소비자단체인 한국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는 일본기업 및 일본상품에 대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제선 항공 취소의 44%가 일본행 취소이다. 소비자 10명 중 8명이 일본 제품 구매를 꺼리게 되고, 중소마트나 편의점으로부터 대형 농협하나로마트까지 일본상품과 일본맥주 판매를 금지했다. 일본 렉서스 자동차를 부수는 소비자가 나타나고, 택배기사들은 일본제품 배달을 거부했다. 고등학생들도 '독립운동은 못 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며, 어른이 될 때 까지 불매운동에 동참한다고 선언했다.

세계적으로 정치적인 문제로 해당 국가의 상품을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국가 간 소비자운동은 매우 보기 드물다. 소비자로서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무언의 '저항'으로서 최후의 수단이다.

소비자 혼자서는 공급자의 횡포에 저항할 아무런 힘이 없다. 한 두 명이 해당상품을 소비하지 않는다고 공급자들이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공급자에게 영향을 줄 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뭉쳐야 하지만 모이기가 쉽지 않다.

국제 간 소비자 불매운동은 국내에서보다 더욱 어렵다. 그런데 이번 국제 간 소비자운동으로서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여태까지의 다른 ‘불매운동’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극일 감정'과 '애국심'에 더해 인터넷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시대에 시시각각 불매운동 전개 소식과 불매 대상상품의 정보 공유로 확산 속도가 훨씬 빠르다.

전 국민이 똘똘 뭉쳐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벌이면, 일본을 '굴복'시킬 수 있다. IMF시대 '금모으기 운동'과 같이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이 과거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은 하지 않겠지만, 치졸하게 경제보복 조치를 하는 행위는 철회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치적 문제를 경제적 문제로 해결코자 하는 일본에 대응해, 경제적 문제를 소비자 문제로 해결하려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지혜는 빛나고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일본 불매운동이 성공하길 바란다. 아니 성공할 것을 믿는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필자 약력>

조 연 행
/ kicf21@gmail.com

금융소비자연맹 회장(현재)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

보험개발원 소비자약관평가위원

한국소비자중앙생활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부이사

교보생명 상품개발담당팀 팀장,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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