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DLF 설명서에 '손실 0%'…이래도 불완전판매 아니라고?
은행 DLF 설명서에 '손실 0%'…이래도 불완전판매 아니라고?
  • 김보름 기자
  • 승인 2019.08.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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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입증되면 최대 70% 배상...공동소송 움직임 본격화
                                                                  SBS 뉴스영상 캡처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 손실이 우려되는 ‘DLF 쇼크’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DLF를 소비자들에게 불완전판매를 해왔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고위험 파생상품을 판매하면서 원금을 몽땅 날릴 수 있는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투자자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고, 심지어 우리은행의 직원상품설명서에는 '손실 0%'로 돼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1원도 철저하게 따진다는 은행이 고객들에게 투자의 위험성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고위험 상품을 팔았다는 사실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철저하게 외면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에 따라 해당 은행을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 투자자들의  공동소송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두 은행의 불완전판매를 입증하듯 벌써 금융감독원에 들어온 DLF 분쟁조정 신청은 현재 40여건에 이르고 있다.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 달 신속한 분쟁조정 절차에 돌입한다. 투자자들은 DLF 판매가 불완전판매라는 사실이 입증되면 최대 원금의 70%를 배상받을 수 있게 된다.

21일 금융당국 및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3600명 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이 고위험 파생상품을 판매하면서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치 않고 높은 이자수익만 강조하는 이른바 ‘묻지마’ 불완전판매를 해온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리은행이 독일과 영국 등의 국채금리에 연계한 DLF를 판매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배포한 상품설명서에는 손실 가능성이 0%라고 적혀있다. 설명서에는 최근 18년간의 데이터를 입력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만기 상환 확률이 100%, 원금 손실 가능성은 0%라고 돼 있다.

설명서는 이처럼 위험도는 거의 제로라는 점과 더불어 높은 이자수익을 얻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연 4.2%의 비교적 높은 수익을 볼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당시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가 2% 안팎에 그쳤던데 비추어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금리수준이었다.

1억 원을 6개월 묻어두면 최대 200만원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투자 희망자들을 자극했다. 하지만 최대 9800만원까지 날릴 위험성은 이면에 숨긴 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꼼곰하고 보수적이라는 은행이 비이자 수익 확대에 눈이 멀어 불완전판매를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제2의 키코사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하나은행도 고객들에 대한 위험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DLF 취급 설명서에는 투자 위험도가 높고 원금 전부를 잃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깨알 같은 글씨로 돼 있다.

노후자금 2억 원을 투자한 72살 신 모 씨는 한 방송에 나와 “은행 측은 원금 손실의 원자도 얘기 안 했다. 위험하다 그런 소리도 안 하고...안 먹고 안 입고 절약, 절약해서 모은 돈인데”라고 말했다. 신 씨는 전형적인 불완전 판매에 결국 엄청난 평가손실을 보고 말았다. 투자한 상품은 이달 초 원금 34%가 손실 구간에 들어갔고, 지금은 절반 이상이 날아갈 상황에 놓여있다.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투자자들의 증언이나 은행들의 상품 설명 자료를 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투자 위험이 가장 높은 금융 상품을 판매하면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명확해지고 있다.

원금의 대부분을 날릴 위기에 놓인 DLF투자자들은 불완전판매를 들어 집단소송을 제기할 방침이고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개인적으로 금감원에 분쟁조정신청을 했다. 이날 현재 DLF 관련 분쟁조정 신청이 40여건에 이르고 있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독일 국채 10년 물 금리 연계 상품은 예상 손실률이 95%에 달해 만기 이후 분쟁조정 신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DLF 대란을 조속히 수습한다는 방침 아래 다음 달부터 신속분쟁조정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불완전판매가 입증되면 이 상품 투자자들은 손실의 70%까지 배상받을 수 있다.

70% 배상은 은행의 심각한 불완전판매가 입증될 경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사례를 보면 금융상품 투자 경험이 없는 고령층에게 위험 상품을 판매한 경우 70%까지 배상 책임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은행, 증권사,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한 금감원 합동검사 결과 경영진이 해당 상품의 판매를 압박한 사실이 드러나면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도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DLF와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연이어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금융소비자원은 피해 투자자들을 모아 전액 배상을 요구하는 소비자 공동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법무법인 한누리도 은행에 계약 취소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공동소송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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