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피서객들 바가지요금에 동해안 외면...경포 51만 줄었다
[르포] 피서객들 바가지요금에 동해안 외면...경포 51만 줄었다
  • 윤석현 기자
  • 승인 2019.08.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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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피서객 1786만명 방문해 13년만에 최저...관광업계, 강릉서 긴급회의 열고 대책 논의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들이 13년만에 최소를 기록할 정도로 해수욕장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들이 13년만에 최소를 기록할 정도로 해수욕장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기자] "숙박이 비싸 차라리 동남아로 갈걸 그랬다" "다시는 강릉에 가지 않을 생각이다" 강릉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바가지요금에 항의하면 관광객들이 올린 글이다.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이 13년만에 최소를 기록하면서 위기를 느낀 관광업계는 강릉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실효성은 미지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여름 동해안 92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1786만60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09만4962명)보다 1.3%(22만8922명) 줄어들면서 13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동해안 해수욕장이 지난 18일 일제히 폐장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피서객 2000만명을 유치하는 데 실패했다.

동해안 대표적 해수욕장인 경포를 찾은 피서객은 435만42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86만9135명)에 비해 51만명 줄어들었다.

또 양양군이 240만5505명으로 지난해보다 20.4%(61만6277명)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삼척시도 지난해보다 1만5296명 줄었다.

그나마 올해 처음 야간 해수욕장을 도입한 속초에는 286만3699명의 피서객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202만5605명)보다 41.4%(83만8094명) 늘었다.

강원도환동해본부 관계자는 "올해 누적 피서객은 2006년 이후 최저치"라며 "태풍 '볼라벤'의 영향을 받은 2012년에도 1925만6000명이 찾았는데, 올해는 그보다도 덜 찾았다"고 했다.

유승각 강원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바가지요금에 대한 부정적 시민 인식이 높아져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릉지역 숙박과 음식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피서객들의 항의성 글이 자유게시판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최근 게시판에 글을 올린 A씨는 "오랜만에 휴가를 즐기러 와서 바가지를 쓰면 정말 정이 떨어진다"며 "비싸면 안 사 먹으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상식을 벗어난 바가지요금은 그 지역에 부정적 이미지가 남는다"고 당부했다.

가족과 함께 경포대에 왔다는 B씨는 게시판에 "숙박비는 비싸도 성수기라 그런가 했는데 음식점 가격도 최소 2배 이상 비쌌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여름휴가 때 4인 가족 숙소 예약을 1박에 25만원에 했다. 그러나 실제 가보니 아이들 추가 요금에 바비큐 1인당 2만원씩 8만원 등 1박에 41만원을 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포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숙박업소들은 여름 성수기 숙박요금을 평소보다 2~3배 가량 더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펜션은 2인실 비수기 요금이 3만~6만원인데 성수기에는 12만~16만원 정도로 3배 정도 비싼 요금을 받고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22일 강릉과학산업진흥원 회의실에서 개최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 현지 긴급회의'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바가지요금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문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광협회중앙회가 22일 개최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 현지 긴급회의'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바가지요금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문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이날 강릉과학산업진흥원 회의실에서 도내 숙박업계 관계자, 동해안 6개 시·군 관광 담당 공무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 현지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윤영호 한국관광협회 중앙회장은 "일본으로 가는 관광객을 국내로 돌리는 등 국내 여행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일부 상인들이 잘못된 생각을 해 안타깝다"면서 "이번에 새롭게 각오를 다져서 정말로 가고 싶은 강릉이 생각나도록 해야 하다"고 말했다.

천세복 강원도 관광협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일본으로 가는 국내 관광객이 많이 감소하면서 국내 관광객을 강원도로 유치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민간과 행정기관은 관광지 부당 요금과 위생 불량 등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협회에서는 홍보와 캠페인을 수시로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바가지요금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무거운 마음이다"며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자"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투명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관광객에게 신뢰를 주도록 노력하자는 요지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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