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국제무역위원회 최종 조사 결과 나와 봐야 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대웅제약이 ‘보톡스’ 싸움에서 메디톡스를 이겼다. 메디톡스가 도난당한 ‘보톡스’ 균주를 이용해 대웅제약이 보톡스 제품을 만들었다는 메디톡스의 주장이 거짓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보톡스’는 얼굴 주름을 펴는데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의 일반적 호칭으로 전문용어로는 보툴리눔 톡신이다. 보툴리눔 균주가 발육하면서 생성하는 독소를 이용해 만든다. 메디톡스의 ‘메디톡신’과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여기에 해당한다.
대웅제약은 30일 ‘나보타’ 균주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균주와 다르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법원이 진행한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균주 포자 생성 시험에서 입증됐다는 것이다.
균주 포자형성 유무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다툼에서 결정적인 사항이다. 메디톡스는 자사 균주가 다른 일반적 균주와 달리 유일하게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면서, 대웅제약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는지 여부를 확인한다면 그 취득 경위를 명백히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논리로 메디톡스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도 ‘포자 형성 유무를 통해 양사가 보유한 균주가 동일한 균주인지 전혀 다른 균주인지 여부를 명백히 판가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를 인정한 법원은 양사가 각기 추천한 감정인 2명 입회하에 대웅제약 ‘나보타’의 포자 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감정시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포자가 생성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앞서 전문가들 역시 “만약 대웅제약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된 것이라면 포자를 형성할 수 없고, 포자를 형성할 수 없다면 토양에서 발견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포자가 생성하게 되면 균주가 토양 등 자연계에 존재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대웅제약이 경기도 용인 마구간에서 자연상태에 있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확보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대웅제약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함에 따라 메디톡스 균주와 다른 균주임이 명백히 입증됐다”면서 “그동안 근거 없는 음해로 일관한 메디톡스에게 무고 등의 민형사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메디톡스는 “하나의 결과에 불과하며, 종합적인 판단이 남았다”며 승복 못하겠다는 자세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메디톡스 균주 및 전체 제조공정 일체 도용에 대한 모든 혐의는 9월 20일까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되는 양사의 균주 조사 결과로 완벽히 판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 문제를 놓고 3년 째 소송을 벌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나보타가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서 허가를 받자 메디톡스는 ITC에 대웅제약의 불공정 행위를 제소해 지난 3월 1일부터 ITC의 공식 조사가 시작됐다.
미국에서 보톡스를 수입해오던 대웅제약은 지난 2014년 국내에서 찾은 토종 보톡스 균주로 만들었다며 '나보타'를 출시했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자신들이 도난당한 균주로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만든 것이라며 주장하며, 메디톡스에서 퇴직한 직원을 절도 용의자로 지목했었다.
메디톡스는 정현호 대표가 2000년 5월 2일 ‘보톡스’를 앞세워 설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