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LG화학·SK이노 충돌 격화…소송전에서 성명전으로
[특집] LG화학·SK이노 충돌 격화…소송전에서 성명전으로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9.09.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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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SK 2년간 인력 100명 빼가, 적반하장 그만“...SK이노베이션 “LG측 배터리 특허를 침해”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특허 소송전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서 맞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LG화학이 기술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냈고, SK이노베이션도 지난달 30일 LG화학과 LG전자를 묶어 소송을 걸었다. 모두 미국 시장에 상대방 배터리를 들여오지 못하게 해달라는 게 핵심이다. 

LG화학은 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SK가 2년 동안 100명에 가까운 인력을 빼갔다고 주장하고 "적반하장 행위로 본질을 호도하는 여론전을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SK이노베이션의 맞소송에 대해 반격을 펼친 것이다. 그러면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담판을 지어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업계 일각의 주장은 일축했다.

LG화학은 3일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송은 자사의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소송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이 소송을 '국익훼손'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SK가 100명에 가까운 인력을 빼갔다는 주장과 관련, "SK이노베이션은 헤드헌터와 전직자들을 통해 특정분야 인력을 타깃으로 입사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면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채용절차를 통해 선발한 인원을 해당 직무 분야에 직접 투입해 2차 전지 개발·수주에 활용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서류전형을 통과한 인원에게 LG화학 재직 시 참여한 프로젝트와 함께 한 동료 전원 실명을 쓰도록 하고, 면접전형에서 LG화학에서 습득한 기술이나 노하우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한 사실 등을 계획적 인력 유출과 영업 비밀 침해 근거로 들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해외에서의 소송 제기에 대해 국익 훼손, 기술 유출 우려 등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것은 국제 사법기관의 신뢰성과 LG화학의 의도를 고의로 폄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LG전자·LG화학이 오히려 자사 배터리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으로 맞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당시 "배터리 사업의 직접 경쟁사로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LG화학 뿐 아니라,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 등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LG전자도 소송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 LG 측이 SK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지했는데도 국내 기업 간 선의의 경쟁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대승적으로 해결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면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양측 소송비 2천억원 전망…일·중 업체 반사이익 챙길 수도 

이처럼 양사가 정면대결로 치닫는 가운데 법률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글로벌 소송의 규모를 볼 때 각사가 법률대리인(로펌)에 월 50억원 가량의 자문료를 지급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소송전이 벌어졌고 내년 말 최종판결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사가 자문료에만 1500억원 안팎을 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착수금과 성공보수 등 각종 추가보수를 감안하면 소송비가 2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소송이 끝난 다음에 벌어질 상황들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에 대규모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다. LG화학의 제기한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새 공장에 필수적인 시제품이나 소재, 부품 수입이 막힌다.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게 된다. 

LG화학도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본사와 미국법인, LG전자 모두를 제소했다. 한국 최대이자 세계서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손꼽히는 LG 배터리의 미국 시장 판로가 막힐 수 있다. 

반사이익은 일본과 중국 배터리업체로 간다. 글로벌 배터리시장은 미국과 중국, EU 등 3대 초대형 시장을 놓고 한중일이 경쟁하는 구조다. 물량에선 중국과 일본이 앞서지만 한국이 차세대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 삼성SDI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SK와 LG가 주춤하면 그 빈자리는 그대로 중국과 일본의 몫이 되는 셈이다. 

다수의 재계 관계자들은 "전문경영인 단에서 대화의 물꼬를 튼 후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직접 만나 해결하는게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LG화학은 대화의 주체를 소송 당사자인 양사 최고경영진으로 특정하면서, 그룹 총수끼리 만나 해결하라는 업계 일각의 중재안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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