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강경화와 급휴전 "제 덕이 부족했다"...'F워드' 지라시 나돌아
김현종, 강경화와 급휴전 "제 덕이 부족했다"...'F워드' 지라시 나돌아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09.1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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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이 앞서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외교가선 ‘김현종 깔때기론' 나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갈등설에 대해 “제 덕이 부족했다. 앞으로 제 자신을 더 낮추며 열심히 하겠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차장은 18일 트위터를 통해 “외교·안보 라인 간의 이견에 대한 우려들이 있는데,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 소용돌이치는 국제정세에서 최선의 정책을 수립하려고 의욕이 앞서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당시 김현종 차장과 다툰 적이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두 사람의 충돌은 지난 4월 문 대통령 중앙아시사 순방과 관련해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 때문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차장이 외교부 문건에 오타와 비문이 섞여 있는 등 미흡하다며 담당자를 질책하자, 강 장관이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며 맞부딪혔다는 것이다.

이에 김 차장이 영어로 "It's my style(이게 내 방식이다)"이라고 맞섰고 강 장관도 언성을 높이며 대응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정진석 의원의 외교부 질의도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김현종 차장의 트위터 언급은 외교부 수장과 청와대 안보실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수행 중이던 강 장관과 김 차장이 설전을 벌였다는 이야기는 이미 몇달 전부터 외교부 안팎에서 정설로 퍼져 있었다. 하지만 강 장관이 이를 공개적으로 시인하면서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됐다. 강 장관의 ‘작심 시인’은 독특한 김 차장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우려하는 외교부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외교가에선 ‘김현종 깔때기론’을 이야기하는 인사들이 많다. 배경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이례적인 결정이나 발표가 있을 때마다 김 차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 7월 김 차장이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청와대가 아닌 외교부 청사에서 만났을 때 석연치 않다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여름 개각에서 강 장관이 교체될 것이란 여러 소문과 맞물리면서다. 김 차장은 예전 통상교섭본부장 시절 썼던 9층 집무실에서 스틸웰 차관보를 만났다고 한다.

모든 현안의 세부적 사항까지 직접 꼼꼼히 챙기는 김 차장의 업무 스타일도 통상 보기 힘든 풍경을 연출했다.

한 소식통은 “말단 사무관에게까지 직접 전화를 해 자료의 미비점을 지적하는 등 이례적인 일들이 자주 벌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던 차에 16일 강 장관의 국회 발언이 나오자 17일에는 미확인 '지라시'까지 돌았다. 김 차장이 강 장관과 영어로 싸우다 영어 F로 시작하는 거친 ‘F 워드’ 욕설까지 썼다는 것이다.

당국자는 “사실무근”이라며 “아이들도 아니고, 고위 당국자들이 그런 싸움을 벌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부인했다.

다만 휴전은 했지만, 종전은 아니라는 시각도 많다. 이런 현상은 모든 외교·안보 정책에서 청와대가 전적인 결정권을 행사하고 외교부는 ‘패싱’ 당하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김 차장의 스타일을 탓하기 전에 관성에 젖은 외교부의 업무 행태가 문제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정부 소식통은 “청와대 내에서는 오히려 외교부가 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 김 차장이 이 일로 위축된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부와 산업부의 일하는 방식이 좀 다르다. 대통령 순방 행사 때는 좀 더 창의력을 요구하다 보니 무난하게 가려는 외교부 스타일과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산업부식 김 차장의 스타일이 부딪힌 것이지 뿌리 깊은 갈등이 있다거나 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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