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삼성·LG ‘8K TV’ 진홁탕 싸움···“누구 말 믿어야” 소비자 분통
[초점] 삼성·LG ‘8K TV’ 진홁탕 싸움···“누구 말 믿어야” 소비자 분통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9.09.18 17:17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대 비방 공격 기자설명회…LG "삼성 품질 미달"vs삼성 "LG 화면 깨져"
LG전자 8K 올레드TV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삼성전자의 8K TV는 국제 디스플레이 해상도 표준을 충족하지 않는 규격미달 제품이다”(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
“(LG전자)OLED TV에서는 콘텐츠가 제대로 재생이 되지 않는다. 보이는 그대로다. 화면이 깨지고 있다.”(삼성전자 용석우 상무)

글로벌 TV시장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17일 각각 기자설명회를 갖고 강조한 상대 8K TV의 약점이다. 물고 물리는 이전투구식 비방전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양사 모두 상대측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적극적인 추가 해명은 없다. 소비자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규격미달’이어도 상관없는지, 화면이 깨져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지 궁금증은 증폭되고 있다. 

가격은 무려 수천만원대다. LG전자가 지난 6월 내놓은 88인치 ‘시그니처 OLED 8K TV’는 5000만원이다. 삼성전자 QLED 8K 85인치는 삼성전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2464만원에 판다. 기존 TV보다 이렇게 비싼 이유를 설명하는데 진력해도 모자랄 판에 상대쪽 기술을 깎아내리는 데만 열을 올리는 양상이다. 

자칫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이러한 비방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경쟁력만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7일 4시간 간격으로 '8K 화질 설명회'를 가졌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LG전자다. LG전자는 LG와 삼성 TV를 한 자리에 갖다 놓고 어두운 밤하늘에 별빛이 반짝이는 영상을 틀었다. 삼성 TV에서 별이 잘 안 보이자 "백라이트 때문에 별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삼성 TV의 약점을 찔렀다.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는 이날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왜 중요한지 말하려고 한다"면서 "경쟁사(삼성전자)의 QLED TV는 국제적 합의된 규격에 한참 못 미친다. 삼성전자 8K TV는 물리적 기준인 화소 수를 맞췄으나 CM 값은 12%에 불과해 해상도를 기준으로 볼 때 8K를 구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남 전무는 "삼성전자 때문에 다른 TV 제조사까지 규격 미달 8K TV를 내놓는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면서 "제대로된 8K TV를 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8K TV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정의한 해상도 판단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ICDM은 해상도 충족 조건으로 ‘CM 50% 이상’을 명시하고 있다. 50%를 넘어야 제대로 된 화소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8K TV 일부의 화질 선명도는 50%에 미치지 못해 8K TV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LG전자의 핵심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서울 R&D 캠퍼스에서 설명회를 갖고 LG전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화질 선명도와 CM은 큰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CM은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웠던 1927년 발표된 개념으로 8K TV의 물리적 화소수가 인증된 상황에서 CM 값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ICDM 역시 2016년 5월 CM에 대해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 불완전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8K 화질은 CM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밝기, 컬러볼륨 등 다양한 항목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용 상무는 “CM 값이 비싸도 화질이 안 좋을 수 있다”면서 “화질 하나로 제품 전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화질 평가 기관에서도 화질을 판단할 때 수백 가지 항목을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QLED 8K TV 풀 라인업

이날 설명회에는 양사는 제품 비교 시연을 통해 경쟁사 제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LG전자는 'QLED TV' 자체를 부정했다. 설명을 담당한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에 대해 "'QLED라고 불리는' TV"라고 지칭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 QLED TV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어두운 블랙까지 표현 가능한 OLED TV에서는 선명한 빛 표현이 가능하지만 경쟁사는 블랙 표현이 제대로 안 된다. 지금 QLED TV는 꺼져있는 것이 아니라 색 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안개가 낀 것처럼 답답한 느낌이 드는 것이 QLED TV"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8K 콘텐츠’를 시연 무기로 내세웠다. 소비자가 8K 이미지·동영상·스트리밍 영상 등 8K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8KTV라는 이유에서였다.

삼성전자가 표준코덱(HEVC)으로 인코딩된 8K 동영상을 시연한 결과 실제로 삼성전자의 QLED TV에서는 8K 콘텐츠가 원활하게 재생된 반면 LG전자 OLED TV에서는 동영상이 재생되지 않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LG전자는 표준코덱이 없어 8K 콘텐츠 구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글로벌 TV시장에서 금액 기준 31.5%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점유율은 16.5%였다. 상반기 누계 판매량은 QLED TV가 212만 대, OLED TV는 122만대다.

현재 8K TV 시장은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5종의 8K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55인치부터 98인치까지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OLED TV 화질이 압도적으로 좋다는 자신감을 가져왔던 LG전자는 삼성전자가 8K 시장에서 앞서가면서 다급해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8K TV는 화면 가로에 약 8000화소, 세로에는 약 4000화소가 촘촘하게 박혀있는 전체적으로 한 화면에 약 3200만 화소가 있는 TV다. 4K TV보다 화소 수가 4배 정도 많다. 하지만 아직 8K를 지원하는 드라마나 영화, 예능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