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삼성 뺨치는 '노조파괴'…삼성서 탄압기술까지 인수?
한화에어로, 삼성 뺨치는 '노조파괴'…삼성서 탄압기술까지 인수?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9.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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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탈퇴 유도위해 차별·이간책 …조합원에 대해 월급 깎고 잔업특근 배제
이정미 의원 “삼성 노사전략 판박이”…오너3형제 경영권승계 '실탄' 확보 시각도
금속노조 고사작전이 담긴 한화에어로의 내부문건(사진=MBC ‘스트레이트’ 보영상캡처)
금속노조 고사작전이 담긴 한화에어로의 내부문건(사진=MBC ‘스트레이트’ 보영상캡처)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홍준 기자]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삼성테크윈·이하 한화에어로)의 노조탄압은 삼성을 뺨칠 정도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면서 노조탄압 기술까지 인수한 것 같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화에어로가 삼성판박이로 노조파괴에 나선 것은 회사와 날을 세우고 강력한 투쟁을 마다하지 않는 금속노조 지부 노조보다는 회사에 우호적인 노조를 세우려는 '어용노조' 세우기 전략으로 보인다. 즉 금속노조 산하 노조를 고사시키려 는 치밀한 전략이란 지적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한화에어로를 통해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에 비판적이고 비우호적인 노조를 무력화시킬 필요성이 배경이 됐다는 풀이도 없지않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확보, 한겨레신문등에 건넨 한화에어로의 대외비 문건‘노동조합 파괴’ 실상에 따르면 복수노조 사업장을 두고 있는 한화에어로는 회사에 우호적인 노조를 세우기 위해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지부를 고사시키려고 차별·이간은 물론 왕따 등 온갖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건은 지난 2017년 금속노조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회사 관계자 22명을 고발한 뒤 회사를 압수수색한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이 확보한 문건 116개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화에어로 사측은 우선 강력한 조합원 탈퇴를 유도했다. 지난 2016년 3월29일 작성된 ‘금속지회 현황 분석’ 문건에는  사측은 “금속노조 탈퇴 유도를 통해 기업노조의 교섭대표노조 지위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3개월 동안 금속노조 조합원 100명(사무직 56명, 생산직 44명)을 줄이는 목표를 세운 사실이 포함됐다. 사측은 부서장들이 이를 강력히 추진토록 하고 부서별 ‘금속노조 탈퇴율’을 계산해 부서장 인사평가 실적에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에어로는 금속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월급을 깎고 잔업과 특근을 배제하는 등 노조탄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사진=MBC ‘스트레이트’ 보영상캡처) .
한화에어로는 금속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월급을 깎고 잔업과 특근을 배제하는 등 노조탄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사진=MBC ‘스트레이트’ 보영상캡처) .

한화에어로는 금속노조를 약화시키기 위해 이 노조 조합원을 핵심업무에서 배제하고 주변업무를 맡기고 비조합원과 사측에 협조적인 기업노조에 핵심업무를 맡기도록하는 업무조정지침을 내린 사실도 이 문건에 포함됐다. 이 문건은 그러면서 금속노조원에게 “경제적 타격과 심리적 압박을 주고, 평가·급여·승진 등에서 금속조합원들의 비금속조합원 동기들과 확연한 격차를 유도”할 것을 부서장들에게 엄명했다. 반해 비금속노조 직원에게는 “고과 우대, 연수·교육 우선 선정” 등 우대책을 제시하도록 했다.

사측은 금속노조 조합원들간 분열도 획책했다. 사측은 부서장들에 소모임 내 금속조합원 중 접촉 가능한 인물을 발굴해 계파 분열을 유도하라고 주문하고 △교육·해외출장·해외연수 △사내 육성 프로그램 가동 등에서 금속(노조) 사원은 배제하라는 지침도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에어로의 노조 고사작전의 실상은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지난달 9일 보도에서도 잘 나타난다. 노조 관계자는 이 프로에 나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노조원들은 잔업과 특근을 할 수가 없다. 회사가 노조원들에게는 잔업과 특근의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잔업과 특근을 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월급이 크게 줄어 생계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폭로했다.

당시 '스트레이트'는 회사는 노조원들에게 성과급을 안 주기 위해 하위 고과를 매기고, 대신 비노조원들을 우대하라고 적힌 회사의 문건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조합원들의 업무 성과를 매일 점검하고, 개인적인 통화나 근무 중 잠시 자리를 떠나는 일상사까지 간섭하라는 식의 직장 괴롭힘에 가까운 지침까지 하달했다고 보도했다. 간부들에겐 노조 탈퇴 할당이 내려왔고, 탈퇴는 그대로 실적이 됐다.

탐사팀이 확보한 내부 문건에 드러난 노조 탄압의 단계별 시나리오를 보면 노조의 초기 확산을 막기 위해 주동자를 즉각 징계할 수 있도록 위반 사항을 채증하도록 했다. 이어 현장 관리자의 권한을 강화해 노조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결국 탈퇴로 이끌도록 했다. 최종적으로 어용 노조를 세우는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정미 정의당 의원은 한화에어로의 노조 탄압 지침은 지난 2013년 폭로돼 파문을 일으켰던 삼성의 'S그룹 노사전략' 문건과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한화에어로는 전사수준에서 사측에 우호적인 기업노조를 세우고 금속노조는 유명무실하게 만든다는 전략아래 노조탄압이 대외에 공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지난 2015년 말부터 금속노조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보도가 잇따르자 노동부 조사와 언론보도대응문건을 작성해 비판여론을 완화하는데 철저하게 대응했다. 이 문건에서 ‘노동부 조사 대응방안’으로 “언론상 보도된 노조 탈퇴서 전달 및 탈퇴 종용 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하라는 지침이 제시됐다.

삼성의 노조탄압에서 자주 사용된  ‘현장관리자 우군화 방안’(2015년 7월28일 작성) 문건에서는 부서별 오피니언 리더라고 판단한 인력을 ‘○(친회사 가능), △(중간), ×(친회사 불가)’로 성향을 분류했다. 그러면서 이 중 금속노조원 33명 가운데 20명(61%), 기업노조와 비노조원 11명(100%) 전원을 ‘우군화’(회사 쪽 우호세력으로 포섭) 목표로 삼고 “집중 면담, 수당, 고과 등 인센티브 강화 등” 등의 전략을 제시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3형제의 경영권 승계와 노조파괴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에어로는 삼성으로부터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 뒤 고작 6개월이 흐른 2015년 12월, 헐값 논란 속에 한화종합화학 주식을 한화종합화학에게 넘겼다. 이로써 김승연 한화 회장의 세 아들이 손쉽게 수천억 원을 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등에 의한 비판여론이 거세게 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강성노조 고사작전을 편 이유중의 하나일 것을 보고 있다.

이정미 의원은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은 삼성그룹의 과거 미전실(미래전략실)에 해당하는 그룹의 핵심조직이었다”며 “삼성의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통해 치밀한 노조파괴 행위가 드러났는데 한화에어로를 삼성에서 인수한 한화 역시 삼성의 부당노동행위를 그대로 들여와 실행하고 노조파괴행위를 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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