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6200억 ‘환매중단’에 시장 불안 증폭
라임자산운용, 6200억 ‘환매중단’에 시장 불안 증폭
  • 김보름 기자
  • 승인 2019.10.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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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DLF 사태’ 우려…판매한 은행들에게도 ‘불똥’
은성수 금융위원장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국내 헤지펀드 1위 업체인 라임자산운용(대표 원종준)이 62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를 중단시킨데 따른 시장의 불안감은 10일에도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불법거래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던 상황인지라 걱정과 불안은 오히려 증폭되는 듯한 분위기다. 

‘제2의 DLF 사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대체투자펀드 가운데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플루토 F1 D-1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 전화사채와 신주인권부사채 같은 메자닌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의 환매를 각각 중단하기로 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두 가지 펀드의 규모는 1조1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환매가 중단된 일부 펀드의 설정액은 약 6200억원이다.

환매가 중단 된 ‘플루토 FI D-1호`가 투자하는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은 대부분 발행회사와 인수계약을 직접 체결해 편입한 사모 금융상품이며 ‘테티스 2호’는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코스닥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메자닌 펀드다. 메자닌은 CB나 BW 등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채권을 의미하며, 평상시에는 채권이지만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라임측은 환매중단조치에 대해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자산을 무리하게 저가 매각하면 투자 수익률이 저하돼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펀드 가입자 보호를 위해서는 관련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고 편입된 자산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불안은 예사롭지 않다. 얼마 전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일어난   'DLF 사태‘에 이은 대규모 원금손실사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돌고 있다. 

우선 라임자산운용 자체가 불신의 대상이다. 라임자산운용 지난 2일이 상환일이던 사모채권펀드 3개에서 274억원 규모의 상환금 지급을 연기했었다. 

엎친 데 덮진 격으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등 불법거래 의혹이 불거져 금감원의 추가조사까지 받은 바 있다.

라임자산운용측은 합리적인 가격 범위 안에서 자산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코스닥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기업 비중이 높은 투자자산을 순조롭게 매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라임운용의 사모펀드를 판매한 판매사들에게 피해가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제2의 DLF' 사태가 촉발될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라임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총 5조3700억원으로 이 중 은행에서 라임자산운용의 상품을 판매한 규모는 1조8200억원이며, 이는 전체의 33%에 달하는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 라임자산운용의 자산 유동화 상황 파악 중

특히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각각 8800억원, 4900억원 규모를 판매해 가장 높은 판매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KEB하나은행도 1800억원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이번 환매중단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라임자산운용의 자산 유동화 상황에 대해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0일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가 시장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라임자산운용 환매연기에 대해서는 금감원을 통해 지속 모니터링하고, 그 과정에서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 급증하는 운용자산 담을 펀드 설정과정서 ‘부실투자’ 생긴

한편 2012년 투자자문업으로 시장에 발을 내민 라임자산운용은 2015년 전문 사모운용사로 전환하며 운용자산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고액자산가 및 프라이빗뱅킹 위주로 고객을 모으며 사모운용사로 전환한 지 1년 만에 1조5천억 원의 운용자산을 확보했다. 

라임자산운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운용자산을 담을 펀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부실투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투자처가 부족해지자 코스닥기업 위주의 전환사채 등 위험성이 높은 '메자닌'에 투자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업계의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은 주식을 주로 다루는 자산운용사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채권 등 다양한 대체투자로 영역을 넓히며 고성장했지만 그만큼 내부 준법감시 등에 소홀히 하게 되면서 이번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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