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 아워홈 구본성 대표, 여동생들에게 잇따라 패소
‘남매의 난’ 아워홈 구본성 대표, 여동생들에게 잇따라 패소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10.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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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의 ‘경영 독식’에 대한 여동생들의 맞대응…분란 상당히 오래갈 듯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남매의 난’에 휘말린 LG가 종합식품기업 아워홈 구본성 대표가 여동생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싸움 자체가 구 대표의 ‘경영 독식’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짙어 소송 등에 얽힌 파장과 분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아워홈의 3대주주이자 구 대표의 둘째 여동생인 구명진씨가 신청한 주주총회 소집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구명진씨는 아워홈 실적이 부진하고 경영활동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주총소집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었다.

구본성 대표는 셋째 여동생인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와도 식자재 공급중단과 관련해 소송전을 펼쳤으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0일 구지은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아워홈은 내년 4월까지 캘리스코가 운영하는 돈까스 전문점 ‘사보텐’과 멕시칸 패스트푸드 ‘타코벨’ 등 79개 매장에 식자재를 공급해야 한다. 

'아워홈' 구본성대표(왼쪽), '캘리스코' 구지은 대표

구명진 씨, “아워홈 실적 부진하고, 경영활동 불투명” 주총 소집 요구

구명진 씨는 "지난해 이익이 20%나 줄었는데도 사내이사 보수한도를 두 배 이상 증액했고, 작년 8월 1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미국 항공기 기내식 업체에 대한 운영 상황과 성과도 비공개"라고 주장하며 지난 8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주총 소집은 허가했지만, 구씨가 신청한 신규 감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 새로운 감사 선임이 필요한지 여부를 주총에서 먼저 논의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구명진씨는 이에 대해 "새로운 안건을 법원이 임의로 추가한 것은 소수주주권 잠탈이자, 상법의 근본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고등법원에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명진씨는 유능하고 기존 경영진과 중립적인 사람을 신임 감사로 선임해야 한다며 삼성물산의 정세찬 전무를 신임 감사로 추천했었다.

캘리스코 구지은 대표가 제기한 소송은 지난 3월 아워홈이 캘리스코에 10월 12일까지 식자재와 정보기술(IT) 지원 서비스 등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캘리스코 측은 “아워홈의 갑작스런 거래 중단 행위는 매출 감소와 수익성을 해치는 결정으로 합리적 이유 없는 부당한 거래 거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워홈 측은 캘리스코와의 거래관계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래 중단은 부당한 거절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법원은 “(두 회사 간) 네 가지 계약에 따른 공급을 2020년 4월 30일까지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10여 년간 두 회사가 식자재·전산 시스템 등에 관한 계약을 유지하면서 신뢰와 의존관계가 형성됐는데, 기존 계약 종료일인 10월 12일까지로 계약 종료를 통보한 것은 이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워홈은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설립했다. 2000년 LG유통에서 분리됐다.

구자학 회장의 부인 이숙희씨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녀다. 구 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뒀다. 현재 아워홈 지분은 자녀들이 100%를 나눠 갖고 있다.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이 38.5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첫째 여동생인 구미현씨가 19.28%, 둘째 여동생인 구명진씨가 19.6%, 셋째 여동생인 구지은 대표가 20.67%를 보유하고 있다. 

'사보텐' 매장 전경 / 아워홈 홈페이지

구지은 대표, “오빠가 회사 장악 위해 가족 이사로 선임” 반발

캘리스코는 2009년 아워홈의 외식 사업인 사보텐 부문의 물적 분할로 설립된 회사로 사보텐 이외에 패스트푸드 브랜드 '타코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워홈은 캘리스코의 외식 사업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공급하고 구매 및 물류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캘리스코에 따르면 아워홈은 캘리스코로부터 26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구지은 대표는 2004년부터 아워홈 경영에 참여해 구매식재사업본부장, 부사장을 거치는 정통코스를 밟은 반면, 구본성 대표는 삼성경제연구소 임원 등으로 회사 밖에서 일하다 2016년부터 아워홈을 맡았다. 

구지은 대표 측은 구본성 대표가 회사 장악을 위해 가족을 이사로 선임하고 이사 급여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구지은 대표는 아워홈의 식자재 공급 중단 선언과 관련, "오빠 아들의 사내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 증액 등에 이의를 제기하자 오빠가 아워홈의 경영을 독점하고 내가 지배 주주인 회사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악의를 갖고 거래 종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워홈은 매출이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기업이지만 오너 일가 지분이 100%인 가족회사 형태라 오너 일가 불화나 독단으로 회사에 손실이 발생해도 외부에서 견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비상장사라 중요한 회사 결정 사항에 대한 외부 공시 의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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