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공연과 문훈숙 단장
경이로운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공연과 문훈숙 단장
  • 오풍연
  • 승인 2019.10.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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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단장, 세계적 발레리나 출신...1세대 발레리나로서 불모지 한국 발레 개척

[오풍연 칼럼] 나도 명색이 작가다. 지금까지 12권의 에세이집을 냈으니 그런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문화와 담을 쌓고 살다시피 해왔다. 영화도 안 보고, 공연이나 전시회도 안 간다. 그래서 아내한테 가끔 핀잔도 듣는다. “자기가 무슨 작가야. 문화와 담 쌓고 살면서” 반면 아내는 영화나 공연을 무척 좋아한다. 내가 함께 가지 않으니 지인들과 가거나 더러 아들 녀석과 함께 간다.

그런데 어제(12일) 아내와 같이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심청’을 봤다. 사실 가고 싶어서 간 것은 아니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님의 초대를 받았다. 부득이 내가 갈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별 일을 다 본다며 나를 따라 나섰다. 결론부터 얘기한다. 가기를 잘 했다. 나도 큰 감동을 받았다. 앞으로 종종 공연을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뭐든지 그렇다. 백문이불여일견이다. 직접 보지 않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무용수들이 꼭 깃털 같았다. 바람에 날아다니는 모습이었다. 어찌나 몸이 가벼워 보이는지 몰랐다. 사뿐사뿐 했다. 더군다나 발레복 대신 한복을 입고 춤을 추었다. 당연히 세계 최초일 터. 심청은 창작 발레다. 효녀 심청의 얘기를 춤으로 표현한 것. 대화가 없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잘 표현했다.

유니버설발레단에는 외국 무용수들도 많다. 국제적인 발레단이다. 그 역사가 자못 길다. 민간이 운영하기는 쉽지 않은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문훈숙 단장님이 공을 들인 결과다. 문 단장님도 세계적 발레리나 출신. 우리나라 1세대 발레리나다. 불모지 한국의 발레를 개척했다고 할까. 지금은 세계적 발레단이 됐다. 외국의 초청도 많이 받는다. 올해도 프랑스서 ‘백조의 호수’ 공연을 했다. 유럽에서 초정을 받을 정도면 그 실력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84년 설립됐다. 당시 한국에는 국립발레단(1962년 창단)과 광주시립무용단(1976년 창단)만 있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각고의 노력 끝에 1992년 당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 예술감독인 올레그 비노 그라도프를 초빙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 그때 초연한 공연이 바로 ‘백조의 호수’다. 2011년부터 ‘유니버설발레단 월드투어’를 한다. 본격적인 ‘발레 한류’을 개척하고 나선 셈이다.

창작 발레인 ‘심청’은 발레의 본고장 러시아와 프랑스에 초청되어 ‘한국 발레의 역수출’이라는 성과도 낳았다. 그 뒤 일본과 대만으로부터도 꾸준한 초청을 받았다. 이제 유니버설발레단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할 정도다. 발레 역시 이처럼 하면 된다. 그리고 창작을 해야 한다. 심청이 그렇다. 심청을 공연한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은 관객들로 꽉 찼다.

공연을 보고 와서 문 단장님께 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답장을 보내주셨다. “오래간만에 뵙게 되어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자리를 빛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의미 있는 하루였다. 공연도 보고, 문 단장님도 뵙고.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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