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논란 한샘, 이번엔 대리점에 판촉비 떠넘겨 과징금 12억 맞아
성폭행 논란 한샘, 이번엔 대리점에 판촉비 떠넘겨 과징금 12억 맞아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9.10.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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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사전 협의 없이 판촉행사 비용 점주들에 청구"...재작년엔 사내 성폭행 사건으로 여론 악화
가구업체 한샘 최양하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우량회사로 평가받은 가구업체 한샘(회장 최양하)이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흔들리고 있다. 다시 실적개선을 이뤄 언제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샘이 이번에는 대리점에 판촉행사 비용을 일방적으로 떠넘겼다가 당국에 덜미가 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샘의 이런 행태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억5600만원을 부과했다. 한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행정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위는 한샘이 대리점들과 사전 협의 없이 부엌과 욕실 전시 관련 판촉 행사를 벌이고 비용을 점주들이 내게 한 행위를 적발하고 과징금 11억 5600만원을 부과한다고 13일 발표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한샘의 불공정거래는 2015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3년 가까이 이어졌다. 이 기간에 한샘은 케이비(KB·Kitchen & Bath) 전시 매장과 관련한 판촉 행사를 진행하면서 여기에 들어간 비용을 대리점주들에게 떠넘겼다.

특히 판촉 행사의 시행 여부와 시기, 규모, 방법 등을 입점 대리점과 사전 협의도 하지 않았다. 한샘 쪽의 부엌·욕실용 가구는 주로 케이비 대리점과 가구 종합대리점인 ‘리하우스’대리점, 제휴점을 통해 유통됐다. 전국적으로 한샘의 부엌·욕실 가구를 판매한 대리점은 300여곳에 이른다.

한샘 쪽은 판촉 행사 내부 계획을 수립하면서 입점 대리점에 행사 참여를 강제하고, 판촉액도 사전 협의 없이 정했다. 행사 뒤에는 해당 비용을 월말에 입점 대리점에 균등 부과했다. 대리점들은 어떤 판촉행사가 어떤 규모로 이뤄졌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한샘 본사 전경

공정위, “판촉행사 때 본사-대리점 간 사전협의 반드시 필요"...한샘측, 행정소송 제기

공정위는 한샘의 이런 행위가 공정거래법과 대리점법을 모두 위반한 것으로 봤다. 공정위 쪽은 “이번 결정은 판촉 행사를 할 때 본사와 대리점 사이에서 사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샘은 신개념 매장인 ‘상생형 표준 매장’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조치로, 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한샘측은 “이번 사안은 상생형 표준 매장과 관련한 문제로, 이 매장은 한샘이 초기 비용을 전액 투자해 매장을 설치하고 대리점이 입점해 공동 영업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런 특성상 판촉은 당연히 대리점이 주체가 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샘은 재작년 11월 사내 성폭행 논란과 초기 부적절한 대처로 소비자 여론이 악화됐다. 이는 불매운동으로 확산됐고, 한샘은 매출 하락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런 가운데 정부의 잇따른 주택시장규제로 '거래절벽'현상이 나타나면서 홈인테리어수요는 대폭 줄어들어 한샘의 영업부진은 더욱 심화됐다.  

앞으로 한샘이 실적부진의 늪을 빠져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시장규제로 주택매매거래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홈인테리어 수요가 줄게 되면 한샘의 실적악화에서 허덕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롱 침대 부엌등 가정용 가구나 부엌사업이 전체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한샘의 매출구조로 보아 주택매매의 격감은 한샘에게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한샘의 성장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시장여건이 악화된 탓도 있지만 재작년 불거진 사내 성폭행논란이 회사 이미지에 먹칠을 하면서 많은 고객이탈을 초래한 탓이다.

최양하 회장,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과 한샘 키워...사내 성폭행 사건으로 이미지 실추

당시 한샘의 한 여직원은 인터넷에 글을 올려 사내 성폭해 피해사실을 폭로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회사측이 ‘가해자 형사처벌과 회사징계를 바라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잡았으며 자신에게 감봉가 풍기문란 징계까지 줬다고 주장했다. 한샘이 기업문화가 정상을 벗어나 왜곡돼 있음을 드러낸다.

당시 인터넷에서는 한샘 불매운동 움직임도 있었다. 이는 한샘의 매출감소로 이어졌고 아직도 이탈한 여성고객들이 되돌아와 한샘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누리꾼들이 한샘에 대해 강한 수위의 비난을 퍼부었다"면서 "이에 한샘의 이미지는 한순간에 추락하면서 여성고객을 중심으로 많은 고개들이 한샘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양하(70) 한샘 회장은 한샘의 성장을 함께 했다.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과 함께 한샘을 현재와 같은 이름난 기업으로 키워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최 회장의 재직기간은 25.2년으로 국내 대표적인 최고경영자(CEO) 가운네 가장 긴 것으로 알려진다.

최 회장이 한샘 회사 대표로 선임됐을 1994년 당시 회사 매출은 약 1000억 원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매출은 2004년 4719억 원으로 4000억 원 규모로 뛰었다. 여기서 10년 후인 2014년에는 매출 1조 원을 훌쩍 넘겼다. 3년 후인 2017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넘겼다.

한샘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9285억 원, 올 상반기 매출은 8534억 원을 기록했다. 최대 매출을 찍었던 2017년에 비해선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관련 업계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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