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노동청장들, 불법파견에 '몰랐다' 답변, 국감은 왜 하나?
지방노동청장들, 불법파견에 '몰랐다' 답변, 국감은 왜 하나?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10.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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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진정·고소·고발 기소율 11% 그쳐…과연 적극적인 근로감독하는지 의문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고용노동부산하 지방고용노동청장들이 불법파견 등에 대해 소극적인 근로감독을 해온 사실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으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답변으로 여야의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14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지방노동청장들은 롯데하이마트 등의 불법파견문제에 대해 자신의 임기 중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모른다’ 등의 무책임한 답변을 해 근로감독을 소홀하 하고 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환노위 여야의원들은 이번 국감에서 롯데하이마트의 불법파견문제를 따졌으나 해당지방청장들은 이런 사실을 “오늘 알았다”거나 “몰랐다”라고 답변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판매직 3천846명 불법파견이 지난해 국감에서 쟁점이 된데 이어 올해 8월엔 청년노동자가 판매실적 압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또다시 불법파견 논란이 됐으나 해당지방노동청장은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환노위 여야 의원들은  “자괴감이 든다”며 이런 상태라면 지방노동청이 왜 존재하는지를 알 수 없을 정도라고 개탄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문제에서 기업에는 관대한 편이고 근로자권익보호는 등한시 한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6개 지방노동청에 접수된 불법파견 진정·고소·고발 건수가 423건”이라며 “검찰기소는 47건으로 11%에 그쳤고 불기소는 77건, 혐의 없음 등으로 행정종결된 건수가 272건이나 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부가 불법파견과 관련해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야의원들은 지난해 국감에서 핫 이슈가 된 롯데하이마트의 불법파견문제가 아직까지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지방노동청장들의 불법파견문제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이한 대문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국감에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이 사안을 제기한지 1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최기동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은 “28세 청년의 자살을 알고 있느냐”는 설훈 의원의 질문에 “몰랐다. 오늘 알았다”고 말해 직무수행능력을 의심케했다.

이정미 의원이 지난해  10월 롯데하이마트의 불법파견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후 1년이 지났지만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사진=SBS뉴스영상 캡처)
이정미 의원이 지난해 10월 롯데하이마트의 불법파견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후 1년이 지났지만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사진=SBS뉴스영상 캡처)

 지방노동청장들의 업무해태는 부산노동청에 국한되지 않는다. 장근섭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이랜드 임금체불 사건을 알고 있으냐”는 한 의원의 질문에  “그것은…”이라고 얼버무리며 제대로 답하지 못해 이 사건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올해 8월 아르바이트생 다리 절단 사고가 발생한 대구 이월드에서는 안전사고 외에도 연차근로수당 미지급 등 2억5천여만원의 임금체불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월드 모회사인 이랜드는 2016년 자연별곡·피자몰 등 21개 프랜차이즈에서 83억7천200만원에 달하는 임금을 체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감에서는 소형가전 제조업체 위니아대우의 연차수당 미지급과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을 통한 임금삭감이 도마에 올랐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동의 과정에서 관리자들이 동의서명과 찬반 여부를 감시했는데 진정에 대해 위반 없음으로 종결처리됐다”고 비판했다. 노동부는 “업무처리 절차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실태를 파악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롯데하이마트 불법파견 논란처럼) 지난해 지적된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국감을 왜 하느냐”고 반문했다. 한 의원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고 국감을 하는 건데 오늘만 지나면 다 잊어버리는 국감, 굉장히 자괴감이 든다”며 “어떻게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쉽게 나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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