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판매 홍콩'H지수' 연계 ELS, 원금손실 불안감 확산
은행 판매 홍콩'H지수' 연계 ELS, 원금손실 불안감 확산
  • 윤석현 기자
  • 승인 2019.10.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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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사태로 H지수 추가로 15~26%이상 빠지면 원금에서 손실 발생…'제2의 DLF사태' 올 수도
홍콩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H지수 연계 ELS투자자들은 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홍콩의 시위현장.ⓒ연합뉴스
홍콩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H지수 연계 ELS투자자들은 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홍콩의 시위현장.ⓒ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DLF에 이어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은 이 파생상품이 부실화할 우려가 커지면서 원금에서 대형손실이 발생하지 않을까 가슴을 조이고 있다.  홍콩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홍콩H지수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제2의 DLF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주가연계형 특정금전신탁(ELT)의 9월말 잔액은 32조7000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LT는 ELS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 상품이다.

은행권의 ELT 중 홍콩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를 포함한 상품의 잔액은 25조6000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ELS는 대개 '스텝다운형'이다. 보통 3년의 투자기간을 6개월 단위로 평가해 기초자산이 일정수준(배리어)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한다.

기초자산은 코스피200, 홍콩H지수, 유로스톡500, 스탠더드앤푸어스500, FTSE100, 닛케이225 등 주요국의 주가지수 2~3개로 설정된다. 이들 자산 중 하나라도 배리어 아래로 떨어지면 손실이 난다.

이중 손실우려가 가장 큰 ELS는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상품이다. 독립과 민주화를 외치는 홍콩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홍콩H지수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5~2016년에도 H지수가 폭락해 손실이 난 사례가 있다. 홍콩H지수는 2015년 5월 26일 1만4962.74까지 단기 급등했다가 이후 내리막을 걸으며 이듬해 2월 12일 7498.81로 반토막나면서 홍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에서 매우 안전하다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손실이 발생했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홍콩사태의 장기화로 H지수가 내리막길을 거듭하면서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아직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높다. 올해 4월 17일까지 1만1848.98까지 올랐던 지수는 8월 13일 9846.64로 연고점 대비 20.3% 하락했다. 이후 케리 람 행정장관이 문제가 된 송환법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달 소폭 올라 11일 1만452.58을 기록했다.

ELS는 대개 만기 때 최초 시점보다 35~50% 이상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따라서 현재  20%하락율을 보이고 있는 홍콩지수가 현재보다 15~26% 이상 추가로 빠져야 ELS는  손실 구간에 들어가 원금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올해 연 고점에 들어간 투자자의 경우 홍콩H지수가 7700선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을 볼 수 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만은 없다. 독일 채권금리 연계 DLF를 판매할 때도 은행들은 채권금리가 마이너스가 돼 손실구간에 진입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호언했지만 독일채권금리는 배리어 이하로 빠져 원금의 대부분을 날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홍콩 H지수가 7700선 이하로 내려오지 않는 다는 보장은 없다.

당장 손실이 나지 않아도 조기상환이 안되면 투자자들의 근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배리어가 90/90/85/85/80/65인 스텝다운형 ELS는 첫 6개월 평가일에 기초자산의 지수가 최초 가격의 90% 밑으로 떨어지면 조기상환이 안되고 6개월 후인 그 다음 평가일로 넘어간다. 시중은행들은 녹인(Knock-In, 손실발생시점)이 없는 ELS를 주로 팔고 있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녹인 ELS를 팔고 있고 녹인 배리어는 주로 50% 이하이다.

하지만 녹인이 없는 상품이라도 기초 자산이 많이 하락하면 만기 때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은행권 한 관계자는 "H지수 녹인 구간까지는 충분한 가격 하락 여유가 있어 현재 시점에서 손실 우려는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조기상환이 안돼 평가일을 연기하다 3년 후에 배리어가 50%이하에 이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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