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방탄소년단(BTS)은 국내보다 외국에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국제적 아이돌 그룹이 된 것이다. 그들은 공연 만으로도 1년에 수백억원을 벌어들인다. 걸어다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소속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시장 가치는 수조원을 호가한다. 이런 그룹이 또 하나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바로 슈퍼엠이라는 그룹이다.
슈퍼엠은 에스엠 소속 아이돌그룹 엑소의 백현·카이, 샤이니의 태민, 엔시티의 태용·마크·루카스·텐을 모아 결성한 7인조 그룹이다. 에스엠을 대표하는 아이돌이 모인 이른바 ‘어벤져스 오브 케이팝’이 슈퍼엠의 힘이다. BTS처럼 처음부터 탄생한 그룹이 아니라 기존 그룹 가운데 멤버를 골라 혼성 그룹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 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빌보드는 최근 공식 누리집을 통해 “슈퍼엠이 첫 미니음반 ‘슈퍼엠’으로 빌보드 음반 차트 ‘빌보드 200’에 1위로 데뷔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슈퍼엠이 데뷔 10일 만에 거둔 결과다. 거의 기적에 가깝다. 아무리 이름 있는 가수들을 모아 선보였다 하더라도 이 같은 결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 에스엠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신인 가수들이 차트 1위로 데뷔하는 경우는 간혹 있지만, 케이팝 그룹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색적인 기록이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 200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 이후 처음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로 세차례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슈퍼엠 역시 쾌거라고 할 수 있겠다.
전문가들은 퍼포먼스에 능한 아이돌그룹이 드문 미국 시장에서 슈퍼엠이 다채로운 음악적 취향을 충족시켰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타이틀곡 ‘자핑’은 일렉트로 팝 장르로, 미래적인 콘셉트에 파워풀한 안무 등 에스엠 음악 스타일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곡이다. 카이, 태민 등 퍼포먼스가 뛰어난 멤버들의 화려하고 강렬한 몸놀림만으로도 미국 시장에서 특히 10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이들이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슈퍼엠이 빌보드 200 1위를 넘어 미국에서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숙제다. 슈퍼엠이 1위를 한 데는 기존 팬덤의 힘이 컸다. 빌보드도 “슈퍼엠의 멋진 출발은 팬들이 음반을 구입할 때 가능한 여러가지 조합에 힘입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에스엠은 북미 쇼케이스 투어 티켓을 사면 음반을 주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미국 톱스타들도 통상적으로 하는 프로모션이지만, 에스엠은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슈퍼엠은 모두 16만8000점을 받아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는데, 이 중 음반 판매량(16만4000장)이 점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로 디지털 음원으로 노래를 듣는 시대에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횟수에 따른 점수는 턱없이 낮았다. 이 점을 극복해야 한다. 슈퍼엠도 BTS처럼 성공신화를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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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