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최근 일본에서는 소비자들이 무심코 버리는 영수증들이 늘상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파악해야하는 기업들의 ‘보물창고’로 활용되고 있다. 영수증에는 구입 상품 명세만 아니라 일시 및 점포의 장소가 기재돼 소비자의 구매행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일본 닛케이 네트에 따르면 소니와 라쿠텐, 도시바 등 일본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영수증을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은 영수증만으로도 소비자의 구입 시간과 매장 위치, 구매 행동 등을 파악해 기업 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게된다.
또 인공 지능(AI)의 발달로 인쇄된 영수증이 쉽게 디지털화 됨에 따라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각종 소비자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경비 정산이나 정부의 통계 조사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일본 음료 회사인 이토우엔은 올 봄 영수증을 이용한 마케팅을 실시했다. 소비자들이 종이팩으로 된 음료를 구입했을 때, 영수증을 스마트 폰으로 촬영한 후 전용 사이트에서 올리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받았으며. 이에 7만 건 이상의 데이터가 모였다.
시스템을 제공한 후에리카 네트웍스는 “영수증에 인쇄된 상품명 등을 읽고 구매 동향을 분석하여 매장 진열 등에 활용한다"며 “이번 달부터 또 다른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토우엔 외에도 아사히 맥주나 모리나가 제과에서도 영수증을 이용한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라인(LINE)에서 제공하는 맛집 추천 서비스인 라인 코노미(LINE CONOMI)에서는 지난 5월부터 고객이 영수증을 촬영하면, 화면에 이름과 주문한 메뉴가 자동으로 표시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가격이나 주문 수량도 포함한 정확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또 영수증이 증거가 되므로 정확한 입소문도 가능하게 됐다.
일본의 대형 쇼핑 사이트 라쿠텐은 지난 9월 상품 구매 영수증을 촬영한 소비자들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기도 했다. 정보 제공의 대가로 영수증 한 장 당 5엔(약 55원)을 소비자에게 환원했다. 20대 소비자 A씨는 "어차피 버릴 영수증으로 포인트를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반응했다.
닛케이는 가맹점들로부터 판매데이터(POS데이터)를 받아 자사 제품의 매출을 분석했다. 하지만 판매데이터 기업에 따라 양식이 다르며, 중소기업들은 이를 도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석에 난항을 겪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