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위안부 폄하' 광고 논란…불매운동 더 확산되나
유니클로, '위안부 폄하' 광고 논란…불매운동 더 확산되나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10.2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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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정신대 피해자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유니클로 광고에 맞대응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일본 의류기업 '유니클로'의 광고가 위안부 문제 폄하 논란을 일으키자 전면 중단에 나섰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아 불매운동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유니클로 관계자는 “경영진의 결정에 따라 논란이 된 광고를 19일 밤부터 송출 중단했다”고 밝혔다. 방송사와 유튜브 공식 계정 등을 통해 송출된 논란의 광고는 내려졌다.

앞서 지난 15일부터 국내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유니클로의 새 광고 '유니클로 후리스 : LOVE & FLEECE 편'이 나갔다. 당시 광고에서는 외국인 소녀와 할머니가 함께 등장해 이러한 대화를 나눠 논란이 일었다. 

소녀가 할머니에게 "스타일이 정말 좋다. 제 나이 때는 옷을 어떻게 입었냐고 묻자 할머니는 어이가 없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맙소사, 그렇게 오래 전 일은 기억하지 못해!(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말한다.

해당 광고 영상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송출됐다. 하지만 국내편 광고 자막에서만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며 특정 연도를 꼬집어 비난이 더해졌다.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은 1939년으로 일제의 '조선인 노무동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로, 조선인 노동자를 중요 산업으로 강제 연행하고, 많은 조선인 여성이 위안부로 전선에 동원된 시기다. 

유니클로 광고 영상 캡처
'유니클로 후리스 : LOVE & FLEECE' 광고 영상 캡처

해당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확대 해석이라면 왜 하필 한국 광고에만 문구를 추가한 거냐" "80년도 더 된 일, 우리는 절대 잊지 않는다" "또다시 일본에게 비웃음을 당한 것 같다", “요즘 유니클로 왜 이러냐” 등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지난 18일 유니클로는 해명자료를 내고 “광고 관련 루머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세대와 나이를 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플리스의 특성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광고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문제제기를 ‘루머’로 단정하는 등 태도 논란까지 겹치며 유니클로에 대한 비판은 오히려 거세졌다.

유니클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최근 유니클로가 진행한 한국 진출 15주년 대규모 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이 몰리며 불매운동에 균열이 일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광고 논란 후 주춤하던 불매운동은 오히려 ‘유니클로 퇴출운동’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유니클로의 미숙한 대응이 사태를 더 심각하게 몰아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매운동 대상까지 된 상황에서 ‘80년 전’의 역사적인 상황을 헤아렸어야 했다는 것이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최근 겪고 있는 상황과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하면 광고 집행을 감독하는 누군가는 반드시 제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유니클로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회사원 안모(29)씨는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말고는 자유라고 생각했고, 눈치 봐야 하는 상황이 좀 거슬렸었다”면서도 “하지만 이 광고를 보고 난 뒤 나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습 방식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광고를 내린 것은 문제제기에 대응해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의도와 달리 한국 소비자들이 불만을 느낀다면 유감이라고 답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적극적인 해명과 사과가 없으면 보이콧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논란이 된 유니클로 광고에 패러디 영상이 등장했다. / 역사콘텐츠제작팀 광희 유튜브 영상 캡처

또 논란이 된 광고의 패러디도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패러디 영상에는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90살 양금덕 할머니가 등장해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며 유니클로의 광고에 대해 보란 듯 반박했다.

유니클로 측은 “특정 목적을 가지고 제작된 게 아니었고 의도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우선적으로 19일부터 방송 송출도 중단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쉽게 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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