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속탄다...안으론 '골육상쟁', 밖으론 ‘자금난’
'내우외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속탄다...안으론 '골육상쟁', 밖으론 ‘자금난’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9.10.2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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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 靑국민청원에 鄭 부회장 '갑질' 폭로하며 드러난 '집안싸움' 법정다툼 막장극으로
IP0도 쉽지 않아...대주주 현대차 증자에 소극적, 현대카드는 자금조달 이자비용이 큰 부담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지난 8월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여동생 정은미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 부회장의 갑질을 폭로하면서 드러난 남매간 ‘집안싸움’이 법정다툼으로 이어지면서 막장극으로 치닫고 있다.

더군다나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자금 여력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어서 안팎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24일 정 부회장의 여동생 정은미 씨와 남동생 정해성 씨는 이달 초 어머니 조 모씨가 남긴 유언장 진위여부를 두고 정 부회장과 아버지 정경진씨를 상대로 서울가정법법원에 ‘유언효력 확인의 소’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부회장은 삼남매로 아버지 정경진씨는 옛 종로학원(서울PMC) 창업주이며, 어머니 조 씨는 지난 2월 세상을 떠났다.

사건의 발단은 고인이 재산을 막내 딸 정은미 씨와 둘째 아들 정해승 씨에게만 상속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이 화근이 됐다. 정 부회장 측에서 자신과 부친이 상속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 유언장의 진위여부에 의문을 품게 된 것이다.

정은미 씨 측에서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고인은 별세 전인 지난해 3월 고인 명의의 부동산과 예금자산을 막내 딸 정은미 씨와 둘째 아들 정해승 씨에게 상속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자필로 남겼다. 하지만 정 부회장 측은 법원의 유언장 검인 과정에서 작성 시기와 필체, 고인의 의사능력 등을 문제 삼아 유언장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정태영 부회장의 여동생 정은미씨가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권 게시판에 정 부회장의 갑질을 폭로했다. 현재는 삭제 상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유언장의 재산분배 다툼, 靑 게시판 올라..."대주주(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갑질 경영 막아주세요"

이에 반발한 정은미 씨 측은 유언장 효력을 확인 받기 위해 즉각 소를 제기했다. 전문기관의 문서 감정평가 결과, 유언장에 기재된 필적이 정 부회장 측이 제출한 고인의 수첩 메모 필적과 동일하며, 메모나 필담노트 등 자료에 기재된 필적과도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인의 의사능력이 유언장 작성 당시 정상이 아니었다는 정 부회장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고인과 정은미 씨 측이 대화를 나눈 필담노트, 간병인, 담당 주치의 등의 설명을 근거로 들며 반박했다. 

정 부회장 측은 고인이 남편인 정경진 씨에게 재산분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은미 씨 측은 정경진 씨가 이미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어 생계 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유언장의 재산분배로 촉발된 집안싸움은 급기야 지난 8월 국민청원 게시판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서울PMC(옛 종로학원)에서 벌어지는 대주주(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갑질 경영을 막아주세요’라는 내용으로 글이 올라오며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글 작성자인 정은미씨는 "(정 부회장은) 아들이라는 이유로 종로학원 창업자인 아버지로부터 다수의 지분을 증여받아 위법과 편법으로 자신의 지분을 늘렸고, 17%를 가진 나에게는 회계장부의 열람조차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정은미 씨는 2017년 8월 서울PMC를 상대로 회계장부열람허용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그해 9월 법원은 일부 회계장부에 대한 열람청구를 기각했고 이후 정은미씨는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회사 측은 정은미씨가 서울PMC의 경영에 의문을 품고 회계장부의 열람을 신청했으나 회사 측이 허용하지 않았다는 갑질 주장에 대해, 주주권 남용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정은미씨는 작년 2월에도 회사 측을 상대로 ‘회계장부열람 등사청구의 소’를 제기했지만 1심에서 기각됐으며, 이에 불복해 바로 항소했지만 지난 8월 기각돼 현재 상고를 제기한 상태다.

이후 정 부회장 측은 정은미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고, 얼마 후 이번 유언장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남동생 정해승씨마저 정 부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법정타툼에 합류하면서 집안싸움은 점차 막장극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현대카드 서울 여의도 사옥 전경

정태영 부회장의 '회심의 카드' 현대카드 기업공개(IPO) 선언…현대차 불참시 '차질 우려' 전망 나와

한편, 정태영 부회장이 집안싸움으로 고민이 깊은 가운데 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대카드는 2년 전 유치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자금회수(엑시트)를 위해 IPO를 추진중이지만 자금마련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의 추정 기업가치가 FI 투자 당시 기대와는 달리 소폭 높아지는데 그친 탓이다.

IPO는 일정 규모의 기업이 상장절차 등을 밟기 위해 50인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식을 파는 행위를 말한다.

금융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의 주주구성은 현대차(39.96%), 현대커머셜 (24.54%),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이하 어피너티) 등 FI(24%), 기아차(11.48%) 등이다. 

현대카드의 대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증자에 소극적인 데다가, 현대카드로서는 자금 조달에 필요한 이자 비용이 큰 부담이다. FI들의 자금 회수 통로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다. 2대 주주인 현대커머셜 역시 자금 여력이 녹록치 못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IPO 과정에서 공모가가 낮아 FI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정 부회장이 현대카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부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으론 2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대주주인 현대차가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 확충에 참여토록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간 현대차가 그룹 내 금융계열사 증자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은 낮다.

두 번째는 현대카드가 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있다. FI들이 20%의 내부수익률(IRR)로 엑시트 한다고 가정하면, 현대카드는 최소 4500억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 

만약 현대카드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수혈한다고 가정하면, 한 해에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은 212억원이다. 이는 현대카드가 지난해 7월 발행한 3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율 4.70%을 적용한 경우다. 그런데 현대카드는 이미 올 상반기에만 차입금, 사채(후순위채) 등 이자비용으로 1268억원을 지출했다.

다른 방안으로 2대 주주인 현대커머셜이 현대카드에 유상증자를 하는 방법도 제기되고 있지만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카드의 IPO는 최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참여가 없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IPO가 성공하려면 FI들이 가지고 있는 현대카드 지분 23.99% 전량을 시장에서 사들여야 한다. 현대카드가 '자금 조달'을 IPO 목적이라고 밝힌 만큼 구주매출과 함께 동반될 신주매출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현대차가 그룹 내 금융계열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데다 앞서 옛 현대라이프(현 현대푸본생명)의 증자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현대카드의 IPO 향방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카드업계 업황 악화로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이 때문에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 IPO가 어려운 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정 부회장의 집안싸움 등에 따른 기업 이미지 훼손 등 악재가 중첩되면서 정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본지는 현대카드 측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서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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