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돈가뭄 '몸살'은 여전…영업이익으로 이자내기도 빠듯
두산건설, 돈가뭄 '몸살'은 여전…영업이익으로 이자내기도 빠듯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10.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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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다소 호전에도 악화된 재무상태 개선되지 않아…신용등급 '부정적' 강등
건설경기부진 전망으로 내년 실적전망도 어두워…유동성부족 그룹위기로 번질수도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한 때 두산그룹 유동성위기의 진원지였던 두산건설의 돈가뭄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다소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거액의 적자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는데도 빠듯한 실정이다. 두산건설의 유동성 부족이 다시 그룹을 뒤흔들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데이터뉴스 분석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 상반기 매출 7673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6.8%, 3.3%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3.8%보다 0.1%p 떨어진 3.7%로 집계됐다.그러나 당기순이익에서 115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여전히 적자경영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두산건설은 구조조정과 유상증자를 통해 적자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한 감량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실적회복은 더디 가운데 단기간에 머물면서 유동성위기는 상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용등급도 하위에 머물러 외부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는 상황이다.

두산건설은 최근 신용평가에서 ‘부정적’ 등급을 받았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두산건설 신용등급 BB0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한국신용평가는 BB-로 하향 조정했다. 연말까지 뚜렷한 실적개선을 보이지 않는 한 신용등급아 상향조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상당한 실적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는 두산건설이 앞으로 실적개선행보를 지속할 경우 어느 정도 재무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안고 있는 과다한 부채 등에 비추어 두산건설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지 않는 한 유동성위기의 먹구름을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그룹 차원의 자구계획을 진행, 유동성 위험을 완화했지만 두산건설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규모 손실로 위축된 자본여력과 저하된 재무구조가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는 더딜 거라는 전망이다.

두산건설이 부산 법일동에 조성하는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 조감도.
두산건설이 부산 법일동에 조성하는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 조감도.

다만 풍부한 수주잔고와 구조조정 및 일부 차입금 상환을 통해 개선된 비용구조를 감안하면 일정 수준 사업 안정성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두산건설은 지난 6월 미얀마 타웅우-카마나트 초고압 송전로 공사 수주권을 획득했다.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으로 진행되는 해당 프로젝트는 174km 구간에 500kV 철탑 358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공사비 8958만달러(약 1046억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로 꼽힌다.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5월 좌천범일구역통합3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부산 동구 범일동 일원에 공급한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는 평균 6.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이어 사업비 1238억원 규모의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195-5번지 일원 성지·궁전아파트 통합 재건축 수주권도 획득했다.

하지만 이로서는 미흡하다. 한신평 관계자는 “부실 사업장의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 주택경기 하강 기조에 따른 분양성과 및 운전자본 변동성, 미착공 사업장의 지연가능성 등 부정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며 “차입금 감축이 쉽지 않을 전망이며 두산건설의 유동성 위험과 계열사들의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 부담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건설의 부정적 사업환경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과 취약한 유동성 대응력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지원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두산건설 단기상환부담 대응과정, 영업현금창출력 개선 여부, 준공 사업장 및 미착공 PF사업장 관련 추가손실 가능성 등을 계속해서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두산건설은 당분간 유동성 부족에세 헤어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도 빚이 많아 영업이익으로 이자의 반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건설의 올해 1분기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0.3배로 집계됐다. 2018년 1분기 0.6배에서 반토막 났다. 1분기 이자비용은 211억 원에서 210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33억 원에서 56억 원으로 57.9%나 급감한 영향이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이 수입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통상 1배보다 크면 영업활동을 통해서 번 돈이 금융비용을 지불하고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배보다 작으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는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볼 수 있다.

계룡건설산업, 금호산업, 두산건설, 아이에스동서, 태영건설, 한라, 한신공영 등 중견 상장건설사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유일하게 1배 미만이다. 이 중 두산건설은 2년연속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으로 유일하다. 두산건설은 그만큼 자금수급이 빠듯하게 돌아간다는 예기다. 두산건설이 실적개선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해 현재의 유동성위기가 심화될 경우 이로인해 자칫 두산그룹이 흔들릴 수 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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