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장관과 청와대 참모 등 우리 공무원들. 사돈 남말 한다. 타다에 대해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검찰이 기소하자 벌떼처럼 일어난다. 입을 맞춘 듯 똑같은 소리를 한다. 검찰의 기소가 성급했다는 것. 결국 못마땅하다는 얘기다. 참 무책임하다. 대책을 내놓아야 할 사람들은 자기네다. 그런데 검찰을 공박한다. 이게 무슨 장난인가.
심하게 얘기하면 국정을 농단한 사람은 정부여당이다. 타다는 작년부터 핫 이슈였다. 그럼 문제를 풀었어야 했다. 솔직히 검찰은 잘못이 없다. 법대로 처리했을 뿐이다. 우리 사회에 법이 왜 있는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정부 입맛대로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되겠는가. 타다의 택시 영업은 엄연한 실정법 위반이다. 검찰은 그 같은 이유로 기소를 했다. 나는 검찰이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1일 열린 국정현안 점검조정회의에서 “이해는 조절하면서 신산업은 수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는 책상에서보다 소통에서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라며 “관계부처는 기존 및 신산업 분야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지혜를 짜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산업은 기존 산업과 이해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신산업을 마냥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고 했다. 검찰의 결정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앞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30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당혹스러웠다”라고 고백하며 “대통령이 굉장히 큰 비전을 말하는 날이었는데 정말 공교로운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 역시 유체이탈 화법을 썼다. 타다 문제는 정책실 소관이다. 미리 챙겼더라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뒤늦게 검찰을 꼬집고 나섰으니 할 말을 잃게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국회 예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타다 기소가) 신산업 육성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아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SNS를 통해서도 검찰에 날을 세웠다. 홍 부총리는 “상생해법이 충분히 강구되고 작동되기 전에 이 문제를 사법적 영역으로 가져간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다르지 않았다. 박 장관은 “법이 앞서가는 사회제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빚어진 일”이라며 “국회에서 관련 법이 한두 달 뒤면 통과될 수 있는데 검찰이 앞서 나갔다”라고 꼬집었다. 우리 탓이오 하는 정부여당 관계자는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정부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한심하기 그지 없다.
국무총리나 장관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화법을 닮아가는 것 같다. 본질과 다소 동떨어진 얘기를 한다. 핵심을 짚어야 하는데 엉뚱한 소리를 한다. 국무위원들이 이런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면 안 된다. 타다 문제의 경우 이해 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그렇더라도 성의를 보여주었어야 했다. 오죽하면 타다를 만든 이재웅 대표마저 국토교통부에 불만을 터뜨릴까. 지금 반성할 사람들은 정부여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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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