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모작과 이순(耳順)의 나이
인생 2모작과 이순(耳順)의 나이
  • 오풍연
  • 승인 2019.11.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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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같으면 뒷방 노인네... 지금은 세상 많이 달라져 환갑도 청춘

[오풍연 칼럼] 두 달만 있으면 환갑이다. 나는 음력 정월 18일생. 생일이 무척 빠른 편이다. 옛날 같으면 뒷방 노인네다. 손자도 여럿.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환갑도 청춘이라고 할 수 있다. 따로 잔치를 하지 않는다. 고희연도 하지 않는 세상이니 환갑 잔치를 한다고 하면 웃는다. 팔순 잔치는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나도 팔순까지는 20년 남았다.

 나의 40년을 돌아본다. 이 기간 중 대학입학, 군입대, 신문사 입사, 인생2막 시작 등 나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일단 지금도 현역이다. 매일 출근은 하지 않지만, 일주일에 이틀은 회사에 나온다. 그것도 복으로 생각한다. 오늘처럼 월요일과 수요일에 출근한다. 새벽 일찍 나온다. 당연히 회사에는 맨 먼저 도착한다. 30년간 기자생활을 마치고 옮긴 회사에서도 그랬다.

 나는 인생2막을 시작한 뒤 더 바빠졌다. 하는 일도 많아졌다. 누가 만들어준 것이 아니다. 내가 만들었다. 우리 나이에는 어디를 가든 환영받지 못한다. 그 사실 자체는 받아들여야 한다. 이 사회는 한 살이라도 어린 사람을 선호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나이 60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세대다. 현직을 나와보면 그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사람을 부지런히 만난다. 물론 내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가 많다. 틈만 나면 연락하고, 만나자고 한다. 특별한 목적도 없다. 그냥 만나서 사람 사는 얘기를 한다. 그게 재미다. 그러다보면 공동의 관심사도 생긴다. 남을 도울 수도 있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 틀어박혀 있으면 절대로 그런 기회가 오지 않는다. 내가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내는 가끔 점도 본다. “자기가 돈은 모을 수 없대. 그러니까 돈 생기면 나를 줘”. 틀린 말은 아니다. 월급쟁이 생활 하면서 많이 벌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돈을 모을 수 있겠는가. 현재 빠듯하게 사는 것도 행복으로 여긴다. 나의 행복론은 이렇다. 넘치면 행복해질 수 없다고. 조금 부족한 듯 해야 행복도 누릴 수 있다. 차고 넘치는 가운데 행복은 없기 때문이다.

 환갑 이후도 내 생활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느 자리에 있든 최선을 다할 터. 여유가 생기면 좀 더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꼭 물질만 나눔의 대상은 아니다. 마음도 나누면 더 없이 아름다워진다. 생각을 곱게 하라는 뜻이다. 칠순 때도, 팔순 때도 이 말을 하고 싶다. “잘 살았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라고. 인생을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최대한 단순하게 살면서 즐기면 그만이다. 나의 인생관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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