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에서 ‘수지·아이린’ 사라진다…“연예인 사진부착, OECD 중 유일”
소주병에서 ‘수지·아이린’ 사라진다…“연예인 사진부착, OECD 중 유일”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11.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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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폐해 예방관리 사업 예산 턱없이 부족해…주류 업계 “다른 요소 통해 차별화 고민해야 할 듯”
아이린을 모델로 한 참이슬(왼쪽)과 수지를 간판으로 내세운 처음처럼(오른쪽)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참이슬은 ‘아이린 소주’, 처음처럼은 ‘수지 소주’로 불릴 만큼 소주와 광고 모델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또 브랜드와 모델 모두에게 광고 효과가 쏠쏠해 대세 스타들만이 소주 모델을 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소주병에서 이들을 볼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4일 보건복지부는 음주가 미화되지 않도록 술병 등 주류용기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게 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류 광고의 기준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제10조의 내용을 수정해 소주병 등에 연예인 사진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국내 음주 폐해 예방관리 사업의 부실성이 지적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조인성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에게 "담뱃갑에는 암 환자 사진(경고그림)이 붙어있는 반면, 소주병에는 여성 연예인 등 유명인의 사진이 붙어있다”며 “담배와 술 모두 1급 발암물질이며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암,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함에도 불구하고, 술과 담배를 대하는 태도의 온도차가 너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남 의원은 “실제로 술병에 연예인 사진을 붙여 판매하고 있는 사례는 한국밖에 없다고 하는데,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들은 아이들과 청소년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소비를 조장할 수 있기에 최소한 술병 용기 자체에는 연예인을 기용한 홍보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예인 사진이 부착된 술 광고 사례는 (한국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음주 폐해가 심각하지만 정부의 절주 정책은 금연정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담배와 술 모두 1급 발암물질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암,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데도 술과 담배를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담뱃갑에는 흡연 경고 그림으로 암 사진을 붙이는 등 금연정책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으며 올해 국가금연사업은 약 1388억의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고 있지만, 음주 폐해 예방관리 사업 예산은 약 13억에 불과할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 담배의 경우는 금연사업을 전담하는 정부 부서가 있지만, 음주는 음주 폐해 예방에 대한 전담부서조차 없는 상황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롯데주류는 이효리와 8번의 재개약을 체결하며 연간 4억 병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당시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도 11%에서 15%대로 높아지는 등 '이효리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주류기업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여성 연예인을 소주 브랜드 모델로 내세우며 경쟁해왔다. 하이트진로 '참이슬'을 대표한 모델에는 이영애, 황수정, 김태희, 성유리, 하지원, 이민정, 아이유, 아이린 등이 있다. 롯데주류 '처음처럼'의 모델로는 구혜선, 이효리, 유이, 고준희, 신민아, 수지 등이 활약했다.

한 주류기업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아직 명확히 결정되지 않은 사항이어서 섣불리 의견을 내놓을 수 없다"며 "진행 과정에서 각사의 의견을 취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예인 사진 부착이 금지될 경우 모델이 아닌 다른 요소를 통해 차별화를 고민해야 할 듯하다"며 "사실 모델을 내세워 이미지를 각인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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