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전 대장과 삼청교육대 발언
박찬주 전 대장과 삼청교육대 발언
  • 오풍연
  • 승인 2019.11.0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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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자신은 물론 한국당-황교안 대표에게도 타격 줘

[오풍연 칼럼] 혹을 떼려가 붙인 격이 됐다. 박찬주 전 대장. 4일 삼청교육대 발언으로 불에 기름을 부었다. 이런 사람을 인재라고 생각한 게 잘못이다. 근본부터 틀렸다. 영입을 하지 않는 게 옳다. 아울러 황교안 대표도 사과해야 한다. 요즘 한국당을 보면 아슬아슬하다.

나는 박 전 대장이 기자회견을 한다고 할 때부터 이런 사고를 예상했다. 군인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인은 직설적이다. 따라서 사고를 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었다. 만약 한국당이 그를 끝까지 영입하려고 했다면 기자회견을 말렸어야 했다.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기도 하다. 삼청교육대 발언도 그런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박 전 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공관병 갑질 의혹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겨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에 안 간 사람이 군에 대해 재단하고 군을 무력화하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고, 동조하는 정치인들은 각성해야 한다고 본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당 안팎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삼청교육대 발언은 백번 잘못했다. 박 전 대장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홍준표가 5공 검사(황교안)와 5공 군인(박찬주)을 연상시킨다고 할까.

삼청교육대는 5공의 대표적 인권유린 침해 사례로 꼽힌다. 1980년대 후반까지 조직폭력배나 재범 우려자, 사회질서 저해 사범 등의 갖가지 이유로 4만여명이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혹독한 훈련과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했으며 사망자만 200여명, 장애 및 상해자 2800여명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발언으로 박찬주 자신은 물론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에게도 타격을 주었다. 일반 국민들이 한국당을 어떻게 보겠는가. 당도 놀랐던 듯하다. 한국당 지도부는 박 전 대장을 인재 영입 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박 전 대장의 기자간담회를 보고 난 후 황 대표가 추후 영입 명단에 올리는 건 부담스럽다고 판단했다”면서 “영입 자체를 취소한 것은 아니며 2, 3차 인재 명단에만 포함시키지 않았을 뿐”이라며 여지를 남기긴 했다. 하지만 박 전 대장이 영입되기는 어려울 듯싶다.

군인권센터는 박 전 대장의 기자회견 이후 성명을 내어 “4성 장군을 지내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군부독재 시절 운영된 탈법적인 삼청교육대를 운운하다니 실로 충격적”이라며 “자기 행동이 갑질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군대에 인권이 과잉됐다고 주장하는 박 전 대장을 보니 왜 그토록 끔찍한 갑질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자행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박 전 대장이 스스로 똥볼을 참으로써 영입대상에서는 제외되게 됐다. 결국 그 부담은 황교안이 질 수 밖에 없다. 영입 1호 인사로 여겼던 사람이니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황 대표도 더는 미련을 갖지 말고, 박찬주를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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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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