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버티는 자영업 대출 급증…타들어가는 가계부채 '뇌관'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 대출 급증…타들어가는 가계부채 '뇌관'
  • 윤석현 기자
  • 승인 2019.11.05 10:16
  • 댓글 1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들의 경쟁적 중소기업대출 확대 탓…연체율 8월기준 0.40%로 계속 상승해 '빨간불'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대폭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업황부진에 따른 만성적인 경영난으로 사실상 빚으로 버티고 있는 많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도 더욱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내수부진으로 장사가 안되 울상이고 신용도가 낮은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은 가계부채문제 뇌관의 위험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연체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대출은 크게 늘어 중소기업 대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강화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가계부채 관리대상에서 벗어나 있느 자영업자를 비롯한 중소기업대출을 늘려온 것이 주요원인으로 풀이된다.

4대 시중은행의 올 9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년 말 대비 6.3% 증가한 357조7960억 원이며 이 가운데 56.3%인 201조5639억 원은 소호(개인사업자) 대출이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중기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이 67%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하나은행 53%, 우리은행 53%, 신한은행 51% 등 순이었다.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도 신한 8.2%, 우리 7%, 하나 5.8% ,국민 2.6% 등으로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국민은행은 지난 9월20일 현재 중소기업 대출이 100조 원을 돌파하며 시중은행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이 중 약 67%이 자영업자 대출이다.

최근 한국은행 집계에서도 자영업자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2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어난 654조3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개인사업자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가계대출을 합한 규모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422조5000억 원에서 2016년 480조2000억 원, 2017년 549조2000억 원으로 가파르게 늘다가 지난해 624조3000억 원으로 600조 원을 돌파했다.

4개 시중은행들은 정부시책에 호응한다는 점에서는 물론 가계부채규제로 마땅히 대출처를 찾지 못하자 자영업자 대출이 중기 대출에 포함되는 것을 감안해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을 늘려 실적 증대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중소기업 ,자영업자 지원을 독려하는 가운데 저금리 기조까지 겹치면서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 확대로 실적 악화 방어 나섰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확대와 더불어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동산 임대업이나 도.소매, 숙박업, 음식점업 등 업종에 치우쳐 있어 사실상 가계부채와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가계부채의 위험도를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그렇지 않아도 경영악화에 신용기반도 취약한 자영업자대출의 잠재 부실 가능성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8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6월 0.31%에서 7월 0.36%를 기록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오름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올 9월 말 자영업자 연체율은 신한은행이 전년 말 대비 0.05%포인트 오른 0.26%, 우리은행은 0.02%포인트 오른 0.25%, 자영업자 대출이 포함된 국민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0.05%포인트 오른 0.31%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도소매 및 숙박음식 등을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됐다”며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이 2018년 294.4%, 255.3%로 2017년 대비 각각 55.0%포인트, 33.2%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대출로 생계를 연명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소매업, 외식업, 부동산중개업 등에서 경기 부진으로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영업자 대출이 사업자금 목적보다는 생계형 목적으로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자영업자 대출이 가계부채 문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은행들의 신 예대율 규제에서도 개인사업자 대출은 기업대출과 달리 15%의 가중치를 두지 않았다. 각 은행들도 연체율 등 모니터링을 강화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19-11-10 23:58:28
표를 그대로..^^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