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금감원 종합검사 ‘갑질’도 부활…“맛집,슬리퍼 준비해라”
부활한 금감원 종합검사 ‘갑질’도 부활…“맛집,슬리퍼 준비해라”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9.11.0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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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폐지, 올해 다시 시행…피감기관 “과거보다 오히려 더 심해져” 분통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금감원 검사역들이 은행 등  피감기관에 ‘맛집 리스트’ 등을 요구하며 갑질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2015년 보복성‧먼지털이식 검사 등을 이유로 폐지됐다가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하면서 올해부터 부활한 금감원 종합검사가 걱정했던 대로 또다시 말썽을 일으킨 것이다.
 
5일 이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금감원 상호금융검사국 소속 팀장 K 씨와 수석검사역 P 씨, 선임검사역 P 씨, 검사역 K 씨 등 4명은 지난 달 7일부터 11일까지 수도권의 금융기관 여신 운용 현황을 검사하면서 피감기관 직원에게 ‘주변 맛집 리스트 작성’과 ‘개인별 슬리퍼 구비’ 등 검사와 전혀 무관한 일을 강요했다.
 
검사역들은 ‘개인별 모니터’, ‘프린터’와 더불어 “딱딱한 의자는  불편하다”며 ‘목 받침이 있는 푹신한 의자’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자신들이 마실 음료를 보관하기 위한 소형 냉장고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피감 금융사 측은 이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임원 방에 있던 의자와 냉장고를 검사실로 옮기고, 슬리퍼를 구매했으며 모니터와 프린터를 대여해 설치해주었다.
 
해당 금융사 관계자는 이밖에도 “검사역들이 직원들에게 좌석 배치를 바꾸라고 하는 등 검사와 상관없는 업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를 나가더라도 주변 식당을 잘 모르니까 중식 해결 차원에서 맛집을 물어봤다”면서 “옷걸이나 소형 냉장고는 있으면 좋겠다고만 말했지, 반드시 구비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회의실에 있는 의자가 딱딱하니 푹신한 의자가 있으면 갖다 달라는 뜻으로 말한 것이고, 다른 사람 의자로 바꿔 달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면서 “검사역이 가진 노트북은 화면이 작아 불편하기 때문에 개인별 21인치 모니터를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용 슬리퍼에 대해서는 “5일 정도 검사를 하기 때문에 요구했던 것”이라면서 “감사원을 통해 확인하면 알겠지만, 우리가 요청했던 수준이 감사원이 피감기관에 가서 요청하는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금융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외부기관 검사가 시작되면 검사실에 기본적인 사무환경을 갖추는데, 이번과 같은 이례적 요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은 감사의 본질에 집중하려고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업무는 절대 지시하지 않고, 감사 장소만 마련되면 그 외의 것은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최근 감사 환경도 피감기관 직원들을 배려하는 쪽으로 문화가 바뀌고 있는데, 이번에 금감원이 요구했던 항목들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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