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좋아질듯 '경기바닥론' 고개…'글쎄'도 만만치 않아
내년 경기 좋아질듯 '경기바닥론' 고개…'글쎄'도 만만치 않아
  • 윤석현 기자
  • 승인 2019.11.0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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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분석보고서, 3~4분기 바닥에 이른후 내년 성장률 반등 유력 진단
실물경기 여전히 부진하고 경기 올라 갈 계기도 잘 안 보여 바닥신중론도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경기바닥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보다 훨씬 암울할 것이라는 비관일색의 국내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고 내년경기는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밝은 경기전망을 담은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은 경기전망보고서에서 내년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라 내년 증시 주가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밝은 증시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가 오랜 박스권을 뚫고 2,500선에 도달해 증시가 활황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런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몇몇 지표의 반등 조짐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비롯한 실물경기 회복 기미는 여전히 미약해 힘찬 경기반등을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진단한다. 다만 경기가 반등하더라도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회복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8일 관계당국과 증권사 등에 따르면 증권사 등에서는 최근 경기분석을 통해  올해 3~4분기가 경기 바닥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한국 대표이사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위험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경기가 올해 4분기에는 바닥을 확인하고 내년부터 반등하면서 한국 주식시장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 등의 경기 사이클 선행지수는 실제 경기보다 보통 9~12개월 먼저 변동하는데 이미 올해 초 바닥을 지났다”며 “이를 감안하면, 올해 4분기가 바닥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경기반등의 계기가 잘보이지 않는다면서 신중론을 편다. (사진=SBS CNBC 뉴스영상캡처)
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경기반등의 계기가 잘보이지 않는다면서 신중론을 편다. (사진=SBS CNBC 뉴스영상캡처)

앞서 KTB투자증권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반등, 제조업 재고율 하락 등을 근거로 “국내경제의 저점 통과가 근접했다는 조짐이 확인된다”며 “소순환 국면에서 국내 경기는 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크며 내년 경제성장률 반등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달 말께 내놓은 분석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수출 물량 재고 소진 흐름이 이어지기 때문에 11월 지표부터는 수출 감소 폭이 축소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경제성장률은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 완만하게 회복되는 그림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경기지표를 보더라도 경기가 곧 바닥을 찍을 것으로 희망을 갖게한다. 우리경제가 25개월째 수축국면을 보이고 과거 평균수축기보다 6개월 이상 지속하고 있어 경기순환흐름으로도 경기가 이제 바닥을 탈출할 때가 됐음을 예고하고 있다. 6개월 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4월 99에서 7·8월 98.4로 떨어졌다가 9월 98.5로 조금 반등했다. 올 3월 이후 6개월 만에 상승 전환이다.

설비투자도 개선되고 있다. 설비투자지수는 올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19.6%에서 2분기 -8.7%로, 3분기 -3.2%로 감소폭이 줄어고 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설비투자도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1개월째 줄어들고 있는 수출도 내년에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수출물량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반도체 단가 하락세도 주춤하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관련 투자 수요 확대로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된다.

소비도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이다. 9월 소매 판매액은 승용차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보다 1.7포인트 상승한 98.6으로, 소비 부진이 완만히 개선되는 모습도 보인다. 대외여건도 호전되고 있다. 거시경제·산업 정보업체 CEIC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7월 49.3으로 반등한 후 9월 49.7로 3개월째 오르고 있다. 10월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는 51.7로 3개월째 확장국면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하한 것이 여전히 경기를 짓누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전날 “국내 경기 수축이 심화되지는 않고 있다”며 ‘경기 바닥론’에 힘을 더했다. KDI는 전날 내놓은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지난 4월 이래 8개월 연속 국내 경기를 ‘부진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부진이 더 심해지지 않을 것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경기바닥론에 ‘글쎄’라는 진단도 만만치 않다. 몇몇 지표의 반등 조짐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 회복 기미는 여전히 미약하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품목 시장 위축, 글로벌 교역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10월 기준)과 설비투자(9월 기준)가 각각 11개월 연속 전년동기에 비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ING그룹(1.6%), 시티그룹(1.8%), 스탠더드차터드(1.9%) 등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경기전망을 섣불리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월 경제동향’에서 8개월 연속 경기 부진을 진단했다. 다만 한국개발연구원은 “제조업 가동률이 소폭 상승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는 모습은 경기 수축이 심화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경기 바닥론’에 신중한 입장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주요 경제지표도 더 나빠지지는 않는 상황이지만 “경기가 올라갈 계기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바닥을 쳤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바닥은 탈피한 것으로 보이나 과거처럼 경기 진폭이 크지 않아 반등하더라도 미미하다”며 “우리 경제가 일본처럼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가는 국면에서 오르내리는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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