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이번엔 590억 분식회계 의혹...금감원, 백복인 대표 조사
KT&G, 이번엔 590억 분식회계 의혹...금감원, 백복인 대표 조사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9.11.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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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삭티’인수 과정 추궁...백 대표, 그동안 분식회계‧배임 등 잇따른 위법혐의에도 ‘무죄 판결’
백복인 대표가 2017년
KT&G 백복인 대표가 2017년 광고회사 J사와 비자금을 형성했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은 뒤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KT&G 백복인대표가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 인수 과정에서 590억원 가량 분식회계를 일삼은 정황이 적발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지난달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KT&G의 트리삭티 인수과정에서 불거진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검찰 고발을 시사한 데 이어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회계조사국은 지난 14일 백복인 사장을 소환해 분식회계, 배임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초에는 금감원 조사국 직원들이 이틀 동안 KT&G 본사를 찾아가서 담당자들과 관련문건을 조사했으며 지난 8~10월에는 KT&G 소속 임원들이 금감원에 소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분식회계 의혹이 촉발된 것은 KT&G의 인도네이사 담배회사 ‘트리삭티’ 인수 과정이다. 지난 2011년 KT&G가 트리삭티를 인수할 당시 트리삭티의 지분 51%는 싱가포르 렌졸룩이 보유하고 있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 올 정무위 국감서 KT&G의 장부가액 0원으로 처리한 주식 고가에 재매입 의혹 제기

문제는 KT&G에서 트리삭티를 인수하기 위해 렌졸룩의 최대주주인 조코로부터 렌졸룩 지분 100%를 장부가액의 5배 수준인 897억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렌졸룩 지분 100%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점에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조코가 받은 대금 897억원 중 590억원은 조세회피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의 페이퍼컴퍼니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 중이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지난달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T&G가 스스로 장부가액을 0원으로 처리한 주식을 다시 고가에 매입했다는 점에 의혹을 제기했다.

추혜선 의원은 "KT&G가 트리삭티의 경영악화로 2015년말 렌졸룩 주식의 장부가액을 0원으로 처리했는데도 트리삭티 나머지 주주가 2015년 초에 잔여지분을 556억원에 매입하지 않으면 법적 권리를 행사해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공문을 발송하자 결국 2017년 초 562억원에 매입해줬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

즉, KT&G가 스스로 장부가액을 0원으로 처리한 주식을 다시 고가에 매입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정황들을 근거로 윤석헌 금감원장 또한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KT&G의 분식회계 의혹을 공식으로 제기하며 검찰 고발을 시사했다.

윤 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KT&G가 금감원이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 고발을 고려하고 있다”며 “주어진 감리권한을 가지고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T&G가 분식회계‧배임 의혹 등이 불거진 사건은 이 뿐만이 아니다. KT&G 백복음 대표는 중동 알리코자이에 담배를 공급한 뒤 받아야할 대금 3000억원 중 일부를 감면한 것에 대해서도 금감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알리코자이가 일부 제품의 하자를 이유로 대금 일부를 못 내겠다고 버티자 백복음 사장이 상당금액을 감면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 부분이 계약내용에 없는데도 손실회계처리를 하지 않았다며 분식회계 및 배임 여부 의혹을 제기했다.

백복인 대표를 둘러싼 '세금탈루‧횡령' 등 사건 사고 잇따라…KT&G측 "금감원 조사 성실히 임했다" 해명

한편 백복인 KT&G 대표를 둘러싼 사건 사고는 끊임 없이 발생하고 있다. 백복인 대표는 지난 2016년 2월 광고회사 J사와 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백복인대표가 2010~2011년 마케팅본부 실장과 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광고대행사 선정과 광고수주 청탁명목으로 5500만 원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2013년 경찰이 KT&G관련 비리를 수사할 당시 중요 참고인인 강모씨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에 추가로 증거를 확보했다고 파악했다. 그러나 백 대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백대표는 그해 9월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 편법으로 차익을 남기고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불거져 금융당국에 조사를 받았다. 당시 감사원은 KT&G의 세금 탈루 의혹에 대해, 행자부 등이 편법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지 않아 담배업체 등에 7938억 원의 세금을 부과하지 못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즉, 처벌을 할 수 있는 법적근거 부족으로 또 무죄판결을 받고 넘어간 것이다.

이에 백복인 대표를 둘러싼 분식회계‧배임 등의 의혹이 재차 불거진 가운데 백 대표가 이번에도 증거부족과 법적 근거 부족 등을 이유로 처벌을 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백 사장이 14일 금감원 소환조사에 성실하게 임했다”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답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단, 백복인 대표가 잇따른 위법행위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피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만큼 이번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금융당국의 엄정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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