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사내 갑질‧폭언' 논란이 일고 있는 김형종 전 부사장을 신임대표이사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형종 신임 대표는 백화점의 타임·시스템 등 고급 의류 브랜드에 집중해 한섬을 '매출 1조 클럽'에 진입시키는 등 경영능력은 입증받은 바 있지만 구설수에 휘말리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사내 갑질을 하는 '한섬' 김형종 대표를 처벌해 주세요"라며 김 대표의 갑질을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이 한섬을 인수했을 때부터 한섬의 김형종 대표가 자신의 왕국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갑질을 비롯한 폭언을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또 김 대표가 “타 업체와의 유착 등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데 아무도 막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또 (김 대표가)어떤 악행을 저질러도 누구의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식의 안하무인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현대백화점에서는 몇 년째 그대로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브랜드가 잘되면 본인의 공이고, 안 되면 직원들의 탓을 하며 회의를 할 때 어떤 회사에서도 볼 수 없는 수많은 모욕적인 언행을 저질렀다”며 "김 대표의 갑질로 인해 많은 직원들이 억울하게 퇴사해야 했으며, 떠난 직원들이 조만간 언론에 많은 증거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청원자는 김 대표가 자신의 딸을 취직시켜 특혜를 주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청원자는 “올해부터는 인수한 회사에 다니는 자신의 딸에게도 특혜를 주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오너가 자신이 아님에도 다른 패션회사의 오너보다 더한 행동을 하고 있는 김형종 대표를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취임전부터 갑질논란 등의 구설수에 휘말린 김 대표의 도덕성을 우려하는 지적도 있었다. 현대백화점을 이끌어갈 김 대표가 사회적인 논란이 재차 불거진다면 기업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김 대표에 대한 현대백화점 측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김형종 사장 내정 배경에 대해 “그동안 50년대 생 경영진의 오랜 관록과 경륜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60년대 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960년 생으로 올해 60세다. 국민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했으며, 현대백화점 목동점장, 상품본부장을 역임한 후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이 한섬을 인수했을 때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 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후속 정기 임원 인사를 12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