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 과열’ 한남3구역 입찰 무효…현대‧GS‧대림건설 수사 의뢰
‘선심 과열’ 한남3구역 입찰 무효…현대‧GS‧대림건설 수사 의뢰
  • 김보름 기자
  • 승인 2019.11.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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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법 위반 사항 20여건 적발”…보증금 4500억 몰수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3구역/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3구역의 시공사 선정 과정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위법행위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등 해당 건설사 세 곳은 보증금 4500만원을 몰수당하는 경제적 불이익에다, 검찰 수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향후 2년 동안 정비사업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는 등 치명상을 입게 됐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26일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을 점검한 결과, 20여건의  법 위반 사안을 확인하고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등 3개 건설사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와 함께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도 무효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 세 곳이 낸 4500억원의 보증금은 몰수 처리돼 조합에 귀속된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사업 내용을 조사한 결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등 현행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20여건을 적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불공정 과열 양상을 보인 한남3구역에서 도정법 등 법 위반 소지 20여건을 적발했다”면서 “해당 건설사들을 수사 의뢰하고 입찰 무효와 재입찰 등의 시정조치를 용산구청과 조합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와 서울시, 용산구청, 한국감정원 등은 지난 11일부터 한남3구역 일대에서 입찰 참여 건설사들의 과열 경쟁과 관련해 조사를 벌였다.
 
건설사들은 대안설계와 혁신설계를 제공하고 최저이주비를 보장하거나 무이자로 사업비를 대여해주겠다는 등 조합원들이 솔깃할 내용들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임대아파트를 한 가구도 짓지 않는 설계안이나 최저분양가를 보장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들이 모두 도정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현행 도정법은 ‘재산상 이익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주비나 사업비를 무이자로 지원하기로 약속한 경우 재산상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해석했다. 분양가 보장이나 임대주택은 없도록 하겠다는 등 제안도 간접적인 재산상 이익을 약속한 것이란 해석이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시공사들의 혁신설계안 또한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이 규정을 개정하면서 시공사의 설계 변경이 사업비의 10% 이내에서 경미한 수준으로만 가능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시공사 선정 이후 과도한 설계 변경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남3구역 조합은 지난달 입찰을 개시하면서 참여 조건으로 회사당 15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내도록 했다.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GS건설은 이 가운데 800억원은 현금으로, 700억원가량은 이행보증보험증권으로 내기로 했다. 하지만 입찰 자체가 무효로 되면서 건설사들이 낸 돈은 돌려받을 수 없게 됐다.
 
현대건설은 서울 갈현1구역에서도 입찰자격을 잃으면서 보증금으로 낸 1000억원을 몰수당할 처지다.
 
이들 3개 건설사들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2년 동안 정비사업에 대한 입찰참가 자격제한의 제재를 받는다. 이 기간 동안 강남 등의 대어급 재건축사업이나 한남뉴타운2·4·5구역 등에서 시공사 선정이 진행될 경우 참여할 수 없다.
 
그러나 총 사업비 3조원에 이르는 한남3구역을 단독으로 시공 가능한 건설사는 많지 않다. 앞서 이들 3개 건설사들도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조합에서 단독 시공을 요구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재입찰과 3차 입찰까지 모두 유찰될 경우 조합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구해야 한다. 조합은 일단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당장 28일 시공사 합동 설명회를 앞두고 있다. 다음달 15일엔 시공사 선정 총회가 계획됐다. 조합 관계자는 “정부 조치와 관계없이 합동설명회의 임시총회 등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남3구역의 사업 속도는 더욱 지체될 전망이다. 2003년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서울시의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16년 만인 올해 3월에서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건축계획심의만 7번을 받았다.
 
한남3구역은 한남동 일대 약 38만㎡ 땅에 새 아파트 5816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규모가 큰 만큼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조합 총회 기준 공사비만 1조8700억원, 총 사업비는 2조9800억 원 가량으로 예정됐다.
 
조합은 정상 사업기간 동안의 시공사 대여금 이자(1377억원·4년 가정)와 이주비 이자(2232억원·5년 가정)만 해도 3600억원 가량이 매년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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