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노조탄압' 혐의 피소…해고위기 노동자들의 분노
포스코 최정우, '노조탄압' 혐의 피소…해고위기 노동자들의 분노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11.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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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휴면스, 최 회장 일부 계열사 대표 등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대구지방검찰청에 고소
포스코케미칼은 하청업체들의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폐업통보 사장교체등 갑질횡포
최정우 포스코 회장ⓒ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반노조관’ 영향인지 포스코계열사들이 노조설립과 활동을 저지하기위해 부당노동행위와 하청사들의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갑질’을 지속해 계열사노조는 물론 하청업체 노조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일부 계열사 노조는 사측의 노조탄압행위로 많은 조합원들이 해고위기에 놓여있다면서 부당노동행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 최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그룹 계열사 대표, 임원들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29일 금속노조와 포스코계열사 노조에 따르면 포스코휴먼스 노조는 차량사업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노조를 설립하자 포스코그룹이 차량사업부 자체를 없애버릴 수 있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해고될 위기에 놓여있다면서 최근 최정우 회장,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 김창학 포스코휴먼스 대표이사, 한모 포스코케미칼 상무를 부당노동행위 등 혐의로 지난 27일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 고소했다.

노조측은 그룹의 인재경영실이 지난 10월 전무급 이하 임원들의 차량운전기사 사용금지 방침을 정하고 이를 전 계열사에 통보한 것은 "노조를 싫어하는 포스코가 자회사에 노조가 생기자 자회자 사업 일부를 없애버리는 식으로 노조 잘라내기를 자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임원차량을 운전해온 직원들은 일거리가 없어 대기실에서 하루를 보내는 처지면 현재 임원차량을 각 계열사가 계약한 고가의 대리운전기사를 통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그룹이 전무급 이하 임원들의 운전기사 사용금지 조치를 취하자 김창학 포스코휴먼스 사장은 차량사업부 직원을 대규모 구조조정한다는 내용을 노조에 전달했다. 그는 구조조정 규모는 그룹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상당수의 운전기사들이 실직할 상황이라고 노조측은 전했다.

그룹과 포스코계열사들은 노조설립과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노조측은 폭로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17일에는 자사로 파견된 포스코휴먼스 노조간부 3명에 대한 파견종료 인사를 내고 포항시 소재 포스코인재창조원이나 포항철강공단 내 빈 회의실에서 대기하도록 조치했다.

포스코그룹은 노조 간부들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최근 고소장에서 ‘포스코휴먼스 노조 간부가 언론사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등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 지난 6일 열린 '포스코의 사내하청 노조 탄압 규탄' 기자회견  ⓒ 금속노련
국회에서 지난 6일 열린 '포스코의 사내하청 노조 탄압 규탄' 기자회견 ⓒ 금속노련

포스코는 사내하청업체의 노조결성과 할동을 필사적으로 막는 모습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하청업체 노조파괴 차원의 ‘갑질’을 지속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금속노련과 광양제철소 협력사인 세강산업 노조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9월4일 세강산업㈜ 대표이사에게 '2019 협력계약(광양제철소 부대용역 정비 협력작업)'을 올해 12월31일자로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일감의 99.9%를 포스코케미칼에 의존하고 있는 세강산업에 대한 사실상  폐업통보인 셈이다.

노조측은 포스코케미칼과 세강산업 사장 K씨간에 회사양도, 양수를 둘러싼 갈등에서 폐업문제가 발생했고 그 중간에서 노동자들만 희생당하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스코케미칼이 올해 1월 세강산업 신임 사장으로 자사 현직 임원인 이 모 씨를 내정하자 당시 사장이었던  K씨가 이에 반발해 양측간에 소유지분의 양도·양수를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 포스코케칼은 이에 회사의 폐업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노조 측은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 18개 사내하청업체 사장은 대부분 포스코케미칼 출신이다. 포스코케미칼에서 퇴직한 뒤 이전 사장으로부터 50% 이상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하청업체를 인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강산업노조는 "포스코케미칼이 세강산업에 계약 종료를 통보한 이유는 노조와 관련돼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노조는 올해 1월 설립됐다. 포스코케미칼은 4월 세강산업노조가 포스코케미칼 광양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자 "협력계약 일반약관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협력작업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면 계약해지할 것이므로 유념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포스코케미칼이 세강산업에 계약종료를 통보하면서 다른 하청업체 4곳에 공문을 보내 세강산업 노동자 고용승계 여부를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김재식 세강산업노조 위원장은 "원청 직원으로부터 다른 하청업체에 세강산업 노동자 모두 고용을 보장해 주겠다며 그저 유니폼만 갈아입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귀띔했다.

포스코케미칼은 노조가 설립된 하청업체의 사장을 교체해 경영진에 노조무력화를 압박해왔다.  포스코케미칼 사내하청업체 18곳 가운데 세강산업을 포함한 3곳에 노조가 설립돼 있는데 지난 2017년 12월에 광양로공업에 가장 먼저 노조가 설립되자 이듬해 사장이 바뀌었다.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포콤에 지난해 노조가 결성돼 올해 초 노사갈등이 생기자 사장이 돌연 경질되기도 했다.

세강산업 노동자들은 "그동안 포스코는 하청업체에 노조가 생기면 도급계약을 종료하는 방식으로 공중분해시켰다"며 "포스코케미칼도 노조를 없애려고 23년 된 하청업체를 하루아침에 없애려는 것 같다"고 반발했다. 이달 25일과 26일 경고파업을 한 노조는 다음달 2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간다.

김재식 위원장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포스코케미칼 사장을 거쳤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말로만 윤리경영을 외치지 말고 죄 없는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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