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일본 아베 총리가 북한으로부터 보기 좋게 한 방 당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달 28일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쐈는데 이를 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이 아베를 저격한 것은 그것도 모르냐고 비아냥댄 것. 그러면서 조만간 탄토미사일이 어떤지 보여주겠다고도 했다. 일본의 정보력을 단칼에 깔아뭉갠 셈이다.
사실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를 구분하지 못한 것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정보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정확히 방사포라고 발표했다. 남한의 정보력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이 왜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매달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한국이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을 경우 일본은 제대로 파악조차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외무성 일본 담당 부국장이 30일 담화를 냈다. 담화는 “아베는 진짜 탄도미사일이 무엇인가를 오래지 않아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진짜 미사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롱했다. 일본의 자존심을 잔뜩 긁었다고 할까. 미사일은 사거리로 볼 때 일본에 직접 위협이 된다. 아베의 심기를 건드렸다.
담화는 또 “그때 가서는 방사포탄과 탄도미사일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잘 대비해보고 알아둘 것을 권고한다”면서 “조미협상(북미협상)이 교착상태에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그 무엇이든 ‘북 위협’이라고 괴성을 지르면 미국이 좋아할 것이라고 타산한 것 같은데 정치 난쟁이의 머리는 참새골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든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난쟁이(아베)와 괜히 상종하다가는 망신살만 무지개살 뻗치듯 할 것이므로 애당초 영원히 마주 서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 날로 굳어져 가는 우리의 생각”이라며 아베 총리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간 뒤 “아베는 정말로 구석구석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바보이고 둘도 없을 희대의 정치 난쟁이다. 평양은 아베라는 물건을 이렇게 품평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쪽을 향해 삶은 소대가리라고 한 것과 비슷하다.
이번 담화는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연말 시한까지 미국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역시 ICBM를 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북한의 방사포 발사 등에 대해 별다른 우려를 나타내지 않았다.
일본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도 문제이긴 하다. 북한의 도발은 남북이 선언한 9 ‧19 합의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최근에서야 국방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직접적인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북한은 오히려 쓸 수 있는 카드가 많다. 방사포도 쏘고, 미사일도 쏘면서 미국을 끌어들일 수 있는 까닭이다. 그것을 팔장 낀 채 보고 있는 남한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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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