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에 세금폭탄 때리는 정부
집 한 채에 세금폭탄 때리는 정부
  • 류동길
  • 승인 2019.12.12 09:40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동길 칼럼] “정부 출범 후 대부분 기간 동안 집값은 안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국민과의 대화’에서 한 말이다. 현 정부의 주택정책은 최악이고 집값이 폭등했는데 집값이 안정됐다니 참으로 엉뚱한 진단이다. 서울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어 상승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서울 특정지역 아파트 값이 뛰자 불길은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전셋값도 덩달아 뛴다.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은 멀어지고 ‘상대적 박탈감’은 커진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면서 지금까지 17번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책이 나올 때마다 집값은 오히려 뛰었다. 집값을 잡겠다고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냈지만 시장의 반응은 정부의 기대와 달랐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지연시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한 투기심리 등이 발동, 집값은 더 뛴 것이다. 시장의 기본원리를 무시한 규제정책과 시중의 돈이 기업의 투자로 흐르지 않아 빚어낸 결과다.

땅값·집값이 뛰니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 소득이 없거나 줄었고 집 한 채 가진 게 전부인 은퇴자는 물론 일반서민의 허리는 휘어진다. 자기 소득수준에 맞는 집을 사서 그대로 살고 있고 정책실패로 집값이 뛰었는데 세금폭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집값이 뛴다고 소득이 늘어나는 게 아니다. 자기 집에 그냥 살고 있으면 보유세(재산세와 종부세)로 얻어맞고 집을 팔면 양도세로 얻어맞는다. 보유세를 올리려면 양도세를 낮춰야 하는데 그런 퇴로도 없다. “움직이면 쏜다"는 건 보초근무병이 수상한 사람을 발견했을 때 하는 말이다. 양도세는 움직이면 쏘는 것이고, 재산세와 종부세는 움직이지 않아도 쏘는 세금이다.

올해 종부세 고지서를 받은 가구는 작년보다 27.7%, 종부세액은 58.3% 급증했다. 징벌적 종부세, 세금폭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종부세 과세 대상은 60만 가구로 전국 전체 2000만 가구의 3%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97%의 가구는 종부세에 박수 보낼지 모른다. 세금에 관한 한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다. 자기는 적게 내고 남은 많이 내게 하는 세금은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어떠한 세금도 납세자가 수용할 정도여야 하고 인상의 필요성이 있다 해도 인상률은 안정적이어야 한다.

세금폭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당분간 보유세는 물론 건강보험료 등은 무조건 오르게 돼있고 종부세 대상자는 늘어난다. 공시가격 현실화가 강화되고, 종부세 과표를 계산할 때 기준으로 삼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해 85%에서 2022년에는 100%까지 인상되기 때문이다. 집값이 보합세를 유지한다고 해도 보유세 부담은 늘어나게 돼있는 것이다.

종부세는 이름을 달리하는 또 다른 재산세다. 일종의 이중과세다. 종부세는 본래 목적이 부자에게 부과하는 부유세인데 지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 원이다. 그렇다면 이는 부유세가 아니라 보통세나 다름이 없다. 더욱이 9억 원이라는 기준도 자의적이다. 소득은 늘기는커녕 줄었는데 뛰는 집값으로 어느새 부자가 됐다면 웃을 일인가 울 일인가.

세금을 걷는 일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세금을 필요한 곳에 합당하게 쓰는 일이다. 정부는 재정을 곳간에 쌓아두면 썩는다고 하면서 앞뒤 안 가리고 방만한 퍼주기 복지지출과 건강보험적용대상을 확대하고, 세금으로 일자리 만들고 예비타당성조사(예타)면제까지 하면서 전국적으로 사업을 벌인다. 징벌적 또는 폭탄이라는 소리까지 들리는 세금에 국민의 허리는 휘어진다. 정부의 씀씀이가 더욱 커지니 국가채무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세정(稅政)을 안정시키려면 세금 걷는 일에 앞서 진짜 필요한 곳에 돈을 아껴 쓰는 일을 해야 한다. 앞뒤 안 가리고 비생산적인 곳에 무분별하게 퍼주기를 계속하면 넘어지는 법이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류동길 (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는 산다` 숭실대학교출판국, 2018.08.3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대표 : 김명서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